이야기로 풀어 보는 유물

▲ 괴목촛대(24.6cm, 1920년대).
이 유물은 소태산 대종사가 봉래정사에서 교법을 초안할 때 사용한 괴목나무 촛대다. 작은 나무의 뿌리 부분을 잘라내고 중간 부분 가지를 이용하여, 한 개의 가지는 길게 남기고 나머지 가지들은 나지막하게 잘라 평평하게 다듬어 사용됐다. 하단의 평평한 면 위가 불에 그슬린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촛대로 사용된 것임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이 괴목촛대는 전체적인 형상으로 볼 때 무게 중심이 하단으로 쏠려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길게 뻗은 상단 가지는 두 부분이 휘어져 있다. 표면은 매끄럽고 사람의 손때가 많이 묻어 있는 듯 윤기가 나고 있으며, 유물의 보존 상태는 매우 양호하다. 길게 뻗은 가지의 끝이나 평평하게 다듬어진 부분의 끝에 그슬린 흔적없이 현재 사용한다 해도 장식품으로 손색없을 정도로 미적 감각이 뛰어나다.

소태산 대종사 친견 제자들에 의해 구전되어 온 바에 의하면 소태산 대종사가 직접 나뭇 가지를 자르고 다듬어 촛대를 만들어 사용했다고 한다. 이 하나의 괴목촛대만 살펴보더라도 초기 교단에서 남겨져 온 유물들은 유난히 미적 감각이 특별한 분에 의해 선별되어 사용된 것임을 확인 할 수 있다.

소태산 대종사가 이 촛대를 사용할 때는 봉래정사에서 교법을 초안하며 제자들을 가르칠 때인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나름의 모양새를 갖춘 멋진 도구들이 존재 한 것에 대해 너무나 가슴 벅찬 감응이 도출된다. 이 괴목촛대 뿐 아니라 작은 소품들이 실용성과 미적 감각에서도 최근 뛰어난 작품들에 비해 손색이 없음에 매우 자부심을 느낀다.

사치스럽지 않은 가운데 균형과 조화뿐만 아니라 아름다움마저 가지고 있는 이 괴목촛대는 초기교단의 검소함과 주어진 여건에서의 최대한 찾고 만들어 최상의 결실을 추구하던 소태산 대종사의 다재다능한 역량과 경륜을 유물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원불교역사박물관>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