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택 교도/제주교당
제주도에 일원대도의 정법교화가 시작된 것은 원기49년(1964) 원불교학과 학생들이 제주도로 하계봉사활동을 온 데서 비롯됐다. 올해가 교구교화 50년을 마무리하는 해이다. 그동안 청운회나 교당이 교도들에게 사업심만을 부추기고 교도들의 공부의욕을 채워주지 못했다. 이제는 차분히 공부하는 방향으로 나갔으면 좋겠다.

예회 참석하고 불전헌금만 해도 '착한교도'라고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참된 신앙생활이라면 믿음의 차원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수행과 행동도 중요하다. 바람직한 종교 신앙은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생활 속에서 증명돼야 한다. 대종사가 지향하는 교법은 불법시생활 생활시불법이 아닌가.

종교를 위한 종교생활이 아니라 내 삶을 위한 종교생활이 돼야 한다. 우리 교법의 장점은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이요, 자타력 병진 신앙과 수행의 병행, 교법의 생활화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수한 교법을 지닌 까닭에 보통 타종교보다 낫다는 자부심 때문인지, 타종교인의 경건한 신앙생활을 우리가 도저히 따를 수 없고 흉내 내기도 힘든 상황이 됐다. 사방이 경쟁대상인데, 이에 맞설 우리의 능력은 너무나 부족하다.

간단한 예를 들면, 다른 종교에서는 계명 수행에 있어서 휴회(休會)가 없다. 날마다 야단법석을 열고 있다. 예회(일요, 수요, 매일기도) 엄수며, 11조 이행, 신앙의 대상에 대한 호칭(하나님, 부처님, 아멘, 식사기도)도 명확하다.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성경을 생명으로 알고 있으며, 기도는 밥 먹듯 하고 있으며 밥 먹는 것조차 절약하며 연속기도를 한다. 기도 내용의 첫 대목은 항상 국태민안(國泰民安)이다.

날마다 교회에 다니고 있고 교회는 누구라도 출입이 자유롭다. 사명이행에 있어서 자기가 행하는 조건으로 남을 가르치고 남에게 봉사한다. 순교전도(전도대)가 생활화돼 있으며, 신도들의 재능을 발굴하고 인정해주고, 발휘한다. 교화사명에는 목숨을 내걸고 세계로, 적성국가로 확대해 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신앙생활의 목적 즉 내 자신의 신앙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재확인하고 실력을 양성해야 한다.
목적이 분명하지 않으면 자기만 위하는 이기적 신앙이 되기도 하고, 자칫 잘못하면 신앙을 포기하게 된다. 그러니 목적에 걸맞은 바른 신앙을 확립하자.

일원상서원문을 보라. 자신 신앙과 교화 지도할 때 일원상서원문에 의지하여 교화하고 지도하자. 단순히 일원상을 받들고, 계문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행동으로 실천하고 선을 행해야만 교도답고 청운회원다운 도리라고 생각한다.

'공부'라는 말은 〈정전〉에서만 57번이 나온다. 〈대종경〉 교단품 33장에 '공부하자'는 것은 우리의 교리와 제도를 철저히 알아 실생활에 이 법을 잘 활용하자는 뜻이라고 밝혀져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삼학공부와 보은생활로 자기 인격을 완성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자는 것이다.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공부하고, 일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부처님으로 대하며 보은하자는 것이다.

개교 100년 교단의 5대 핵심지표 중 하나가 자신성업봉찬이다. 이는 전 교도가 '대종사의 경륜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자신부터 공부하여 부처를 이루자는 뜻이다. 공부 방법은 4정진운동과 법위향상운동인데, 전자는 선·유무념·의두·기도 정진이며, 후자는 상시훈련의 체질화와 정기훈련 정착이다.

이러한 공부풍토는 교화단회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 단회를 하면 법의문답이 오가야 한다. 서로 질문이 없으면 단회가 무료한 시간이 된다.

이는 공부를 하지 않아서이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의문이 생길 리가 없다. 교당에 다니면서 삶의 해답을 찾고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기본 무기는 교전이다.

〈정전〉에 대종사는 경전의 뜻을 '공부인으로 하여금 그 공부하는 방향로를 알게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경전의 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체계 있게 공부해야 4정진 운동이 쉬워지고 교법정신을 체득하여 실생활에 실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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