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성 교무
극한에 다달았던 남한과 북한의 대치 상황이 4일 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마무리됐다.

분단체제의 연속선상에서 서로에 대한 위협적인 긴장 상황은 이번만 아니였다. 천안함 사건 이후 너무나 오래 지속된 남한과 북한의 대결구도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군사적인 큰 충돌까지 염려됐다. 그 와중에 성사된 고위급에서의 회담은 문제를 대화로써 해결하자는 남한과 북한의 의지를 확인한 것이기에 그 결과에 기대가 많았다.

도출된 합의문을 보면 민간 차원의 교류 활성화에 대해서도 협의가 이루어졌음을 엿볼 수 있다. 이에 앞으로 북한과의 협력사업과 문화교류도 다시금 희망을 걸어보게 됐다.

남북분단 이전 개성에 우리 교당이 있었지만, 이제는 기록으로만 남아 더 이상 그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평양에는 법신불 일원상이 모셔진 법당이 있다. 2008년 평양의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 건물 1층에 봉불식을 했고, 비록 직접적인 지원 활동이나 교류활동은 없지만 지속되고 있는 조불련과의 만남을 통해 아직까지 법당 관리가 잘 되고 있음을 들었다. 또한 지난 4월28일 대각개교절에는 대북지원 사업 중단 이후 처음으로 남한의 중앙총부와 평양교당에서 각각 기념식을 진행했다. 통일 이후 평양교당에서의 교화활동을 기분 좋게 상상해 본다.

교단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개성교당의 복원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다. 특히 금강산은 교단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곳으로 소태산 대종사께서 친히 방문했던 천하 명산이다. 우리나라의 국운도 금강산으로 인해 크게 드러날 것을 예시했던 곳이기도 하다. 금강산과 관련된 대종사의 법문이 수차례 나올 정도로 교단과는 지중한 인연이 있는 산이다.

이번 남북고위급 회담의 성공과 더불어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형국이다. 대북지원 사업이 시작할 즈음인 1998년 금강산 관광이 시작됐다.

100만 명이 넘는 남한의 국민들이 금강산을 방문했고, 이산가족의 상봉 장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2008년 까지 지속된 사업은 관광객에 대한 북한군의 총기 발사 사건으로 현재까지 중단된 상태다.

민간인들이 육로를 통해 북쪽에 가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파주시를 통한 개성공단, 또 하나는 동해안을 따라 금강산으로 들어간다. 우리가 북측과 진행할 교류 사업지가 바로 이 두 곳이다. 이 두 관문은 통일에 다가가는 시작문과 같다. 두 관문에 민간인들의 출입이 활발히 진행된다면 남북한 평화통일도 성큼 다가올 것이다. 다양한 민간과 종교계의 교류 사업을 통하여 육로를 통한 왕래가 잦아진다면, 제3, 제4의 관문이 계속해서 생기게 될 것이고, 결국은 통일과 같은 자유 왕래의 상황이 올 것이다.

대한불교 조계종에서는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에도 금강산에 위치한 신계사의 복원을 통한 기념행사가 매년 진행되고 있다. 개성 영통사를 복원한 천태종의 활동도 꾸준하다.

우리 교단도 현재는 대종사님의 금강산 성적지 순례 사업과 개성교당 복원 사업에 대해 계속적으로 북측과 협의 중이다. 남북한의 관계가 원활해지고, 더욱 관계가 개선된다면 원불교100년기념대회 중 한 꼭지를 금강산에서 개최하는 방향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대종사님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금강산에서 평화통일을 염원해 볼 날을 기대해 본다.

<교정원 공익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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