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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 교무의 마음칼럼 20. 원망할 일 속에서 은혜 발견
김현욱 교무의 마음칼럼 20. 원망할 일 속에서 은혜 발견
  • 김현욱 교무
  • 승인 2015.09.11
  • 호수 17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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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9일 9년간 공부한 상담심리전문가 면접시험을 봤다. 전국에서 100여 명의 상담가들이 상담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긴장한 모습으로 심사장에 모였다.

면접시험은 심사위원 3명의 15분간의 구술면접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심사위원의 질문과 응답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두 번째 심사위원의 질문에는 핵심 없이 말만 많아졌다. 낭패였다. 세 번째 심사위원의 질문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데, 심사위원의 표정이 어두웠다. 그 순간 15분이 지났다. 일어나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면접장 문을 나오는데 마음이 무거웠다. "아! 면접에 떨어지면 어쩌지, 왜 대답을 잘 못했지" 마음이 마구 요란해졌다. 교당으로 돌아오는 길, 발걸음이 천근만근으로 무거웠다. 배도 아프고 어깨와 목도 뻐근했다.

그렇지만 쉴 수 없었다. 곧 학생법회가 있었다. 법당을 정리하고, 법회 후에 놀 탁구대를 설치했다. 오늘은 어떤 설교를 할까? 준비했던 설교 안에 면접시험의 생생한 경험을 학생들과 나누고 싶었다.

'9월을 새롭게 맞이하는 마음공부'를 주제로 설교를 하면서 오전에 있었던 면접시험을 얘기했다. 얘기하다보니 '떨어지면 어쩌나'에 강하게 집착된 내 마음이 보였다. 나는 떨어질 수 없어, 떨어지면 안돼, 어떻게 준비한 것인데 하는 마음이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면접시험에서 내가 붙거나 떨어지거나 할 확률은 50%, 어찌보면 반절이니 높은 확률이다. 야구에서도 타율이 3할대를 유지하면 엄청 잘하는 선수다. 지금까지 9년간 상담대학원 공부, 상담수련을 준비해서 서류심사까지 다 합격했다. 혹시 떨어지더라도 내년에는 면접심사만 다시 보면 된다.

지금껏 9년을 준비했다. 1년 더해 10년 못하랴 하는 마음이 일어났다. 설교를 하면서 이렇게 변화하는 내 마음을 분명히 드러나자, 내 마음이 환하게 밝아졌다. 배가 아프고, 어깨와 목 통증도 점점 풀렸다. 그러자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이 일어났다. 기쁜 마음으로 설교를 마쳤다. 학생들 앞에서 내 심신작용처리건을 밝히면서, 문답과 해오가 일어났다. 학생설교를 하면서 내가 더 은혜를 받았다.

〈정전〉 사대강령에 '지은보은'은 '우리가 천지와 부모와 동포와 법률에서 은혜 입은 내역을 깊이 느끼고 알아서 그 피은의 도를 체받아 보은행을 하는 동시에, 원망할 일이 있더라도 먼저 모든 은혜의 소종래를 발견하여 원망할 일을 감사함으로써 그 은혜를 보답하자는 것' 어떠한 원망할 일을 당할지라도 은혜의 소종래를 발견하여 결국은 은혜를 발견하는 게 사은신앙이다. 또한 끝까지 은혜의 소종래를 발견하는 공부심이 일원상의 수행이다.

면접심사에서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질문들을 다시 생각해보니 꼭 필요한 질문이었다. 상담심리전문가로서 꼭 생각해볼 내용이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저녁에 멀리 외국에 있는 지도교수님에게 감사의 문자를 보냈다. "교수님 덕분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과천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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