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환경연대 토크콘서트
한일교류, '탈핵 할매가 간다'

▲ 탈핵운동가 사와무라 가즈요 씨와 미토 기요코 씨가 영광 원자력발전소 앞에서 탈핵 시위를 했다.
원불교 환경연대와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가 원불교 개교 100년을 맞아 토크 콘서트 '탈핵 할매가 간다'를 열어 한국사회 탈핵운동을 크게 알렸다.

일본의 탈핵 운동가 사와무라 가즈요(80)와 미토 기요코(80)씨가 '탈핵 할매'로 초청받아 지난 1일~8일 강원 삼척을 시작으로 경북 영덕, 서울, 전북 부안, 전남 영광을 찾아 한국 탈핵 운동가와 시민들을 만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지막 8일은 중앙총부를 예방해 경산종법사와 환담을 나눴다.

이들은 서울과 부안, 영광에서 토크 콘서트를 통해 핵발전소의 위험성과 후쿠시마 현지 상황 등을 전하고 각 지역의 탈핵 운동가들을 격려했다. ▷관련기사13면

사와무라 가즈요 씨는 일본 시민운동의 선구자로 38년간 탈핵운동을 펼쳐 핵발전소 예정지 세 곳의 발전소 건설을 저지한 탈핵운동의 대모이다. 1995년 시모노세키와 영광에서 한·일 탈핵 교류를 시작해 핵발전소와 핵폐기장 투쟁 지원 등 30여 차례 방한했다.

미토 기요코 씨는 1970년 시절부터 탈핵운동을 펼쳐온 도쿄대 핵물리학자 고 미토 이와오 교수 부인이다. 4년 전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는 영상을 보고 남편의 뜻을 잇기로 결심해 탈핵운동에 뛰어들어 현재는 후쿠이현 오오이핵발전소 영구정지 소송 원고단과 아동 탈피폭 재판모임 공동대표, 다카하마 핵발전소 가처분 소송 부대표 등을 맡고 있다.

8일 모든 일정을 마친 미토 씨는 "토크 콘서트 기간 중에 일본 후쿠시마 사고가 얼마나 심각하고 참혹한지 그 상황들이 한국에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더욱 한·일간 탈핵교류를 빈번히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하지만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원불교환경연대의 탈핵운동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모든 탈핵운동 현장에는 원불교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26일에 있는 보고회에 꼭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사와무라 씨는 "한국의 국토면적과 일본의 국토면적을 비교해보면 면적당 핵발전 비율이 한국이 더 높다. 그래서 영덕과 삼척에 신규 핵발전소를 세우면 안 된다"며 "한국도 일본도 아직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고, 우리가 해야 할 목표는 동일하다. 이를 똑같이 생각하고 운동하는 한국 분들이 있어 반가웠다"고 말했다.

한편 미토 씨는 오염된 공기와 땅, 음식을 마음대로 먹지도 뛰지도 못하는 후쿠시마 어린이들을 위해 방학이면 서일본 지방으로 보내주기 운동을 펼쳐 짧은 기간이라도 깨끗한 장소에서 안전한 먹거리를 누릴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이에 원불교환경연대 강해윤 상임대표는 "사와무라 씨와 미토 씨가 전국 투어를 하면서 방사능 청정 지역인 한국에 후쿠시마 아이들을 데려오고 싶다고 했었는데,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초청하겠다"며 "탈핵운동이 점차 빈번한 한·일교류 사업으로 발전해 한국과 일본 모두가 탈핵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