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교단 100년, 원기 2세기 시작을 목전에 두고 있다. 원기 101년을 맞이하기 위한 교단 역사의 흐름이 도도하다. 일제하 간고한 시절에 시작하여 선진들의 피땀으로 평지조산(平地造山)의 100년사를 일궈온 교단인 만큼 소중하기만 하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표어를 내세우고 개교한 원불교가 100년의 교단사를 거쳐오면서 물욕으로 충만한 세상을 정화해 왔지만, 부지불식간에 사회현상에 영향받은 면도 없지 않는 듯하다.

원기 2세기를 향한 소통과 화합을 모색하는 제1차 원불교 혁신 토론회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원불교혁신포럼, 소태산수행공동체, 불법연구회, 재가출가혁신연대 등 여러 단체가 연합해서 교단 100년을 성찰, 희망의 새로운 추동력을 보태기 위한 모임이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단체들은 교단을 사랑하는 재가 출가교도들의 모임이다. 연륜이 깊으며 교리와 교단사에 밝은 사람들이다.

이날 토론회는 과거를 거울삼아 반성할 문제들, 오늘을 새롭게 할 교단 현안, 내일을 희망차게 할 대안 제시 등 3개 주제를 가지고 나도국 교무의 개회사와 최성덕 김주영 박성기 교무와 이법선 교도의 연구발표가 있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된 교단의 시급한 문제는 치바법인 건이다. 특히 차광신 일본교구장에 의해 최근에 드러난 치바현 후나바시시 후지하라에 소재한 후나바시(船橋)교당의 현상이다. 교단 명의로 시행되고 있는 영묘사업의 현상은 실로 통탄을 금할 수 없다.

재가 출가간 정의(情誼)와 합력이 증대되는 방향으로 교단 제도가 보완돼야 하고, 전무출신 상호간에도 진정한 이해와 소통, 화합과 결집이 이뤄지길 염원한 토론회인 만큼, 교단지도부와 행정부가 혁신 토론회를 주최한 재가 출가교도들의 교단을 향한 충정을 너른 품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이들의 주장에 중요하고 정당한 내용이 있다면, 교단 쟁점으로 받아들여 해결방안을 창출해야 할 것이다.

며칠 후면 출가교화단 총단회가 열린다. 반가운 선후진 법동지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자리이다. 서로 마음을 열고 교단사의 당면 과제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지견을 교환하고 총의를 모으는 뜻깊은 회의를 하자.

한편 교단를 바로 세우려면 공사(公事)에 대한 잘잘못을 분명히 가려야 하고, 잘못이 있다면 상응한 책임을 스스로가 지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지위의 높낮이에 구애받지 않고 법이 공정함을 교단 구성원들에게 지엄하게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법이 살고 교단이 산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이란 고사가 있다. 공정한 업무 처리와 법 적용을 위해 정(情)을 포기함을 가르키는 뜻이다.

교단이 커지고 구성원이 많아진 만큼 공과 사를 구분하는 법의 대의를 살려내야 한다. 그래야만 창교 100년의 분수령을 넘어 교단 2세기를 당당하게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