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조직보다 사회 맑히는
새로운 100년 돼야

우리는 지금 디지털 지식정보화사회, 인터넷문명의 급속한 발달로 마음만 먹으면 사통팔달로 전 세계를 아울러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의 개벽을 절실히 요구하는 시대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이다.

원불교 100년을 맞이하면서 새롭게 100년을 준비하고 실천하려는 이때, 그 동안 작지만 꾸준히 성실한 활동을 펼쳐왔다고 평가받고 있는 원불교 NGO 단체와 활동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개선 방안을 마련해 적극 실천에 나서야 할 때라고 본다.

2012년 한 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비영리단체의 절반 이상이 종교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고, 그 중에서 80% 이상이 개신교 계통이라고 한다. 통계치에 기대지 않더라도 이처럼 원불교 NGO의 활동은 몇몇 분야를 제외하고는 대사회적 영향력이나 사회 변화에 기여하는 수준이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내실을 챙겨 집약된 활동으로 뚜렷한 성과와 영향력을 나타내는 단체와 활동이 없진 않다. 하지만 현재 원불교 NGO 가운데 명칭만 존재하고 본래의 취지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단체는 많지 않다.

그리고 교단과 출가자 연관 단체 중심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대사회적, 대중적 기반의 시대 이념과 내용을 실천하려는 NGO 활동은 다소 취약하고 실천력도 떨어지는 편이다. 실천력을 담보하는 자율적 형태의 원불교 NGO에서 언제나 제기되는 한계이지만, 여기에는 NGO 단체들의 재정 구조의 취약성도 한몫을 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성에도 불구하고 원불교 진리를 기반으로 재가 교도들의 전문성을 발현하고 인재를 키우며, 시대정신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몇몇 NGO들이 성실하고 꾸준히 활동해 나가고 있는 것은 참으로 감사하고 희망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원불교는 100년 전 이 땅에 민족종교로 태동해 진리를 전파하며 성장해 왔다. 이제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면서 세계 종교로서 위상과 역할을 굳건히 하고, 종교 본연의 책무와 비전을 펼쳐내려면 다양한 분야에서 현재의 수준과 전망 과제 등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고 본다.

우선 원불교 NGO로서 진리에 바탕한 시대정신과 가치를 운영 취지와 목적에 맞게 실천해 오고 있는지에 대해 돌아봐야 할 것이다. 교단 중심주의, 성과주의, 보신주의, 조직이기주의 등에 치우쳐 있지는 않았는지, NGO 본연의 공익성과 도덕성을 꾸준히 실천하며 자정의 노력을 게을리 해오지 않았는지, 온정주의와 가족주의 등으로 활동의 평가와 영향력을 왜곡하고 축소해 오지는 않았는지도 통렬히 평가하고 반성해야 한다. 현실에 급급하여 자기반성과 성찰을 하지 않고 혁신과 새 시대로 나아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원불교 NGO 활동도 예외일 수 없다. 나부터 돌아보고 조직과 사회를 맑히는 새로운 100년을 맞이해야 한다.

일원진리를 신앙하는 원불교인들이 인류가 누려야 할 보편의 가치와 삶을 실현하는 진리의 주역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일원대도의 길, 삼동원리를 실천하며 하나 된 은혜의 세상, 생명평화와 통일의 세상, 인류화합의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데 이제 원불교NGO의 사명과 역할은 분명하고 두렷하다.

새로운 100년, 원불교 NGO들은 설립의 취지와 목적에 따라 자성의 노력과 불굴의 신념으로 시대와 소통하고 대중과 더불어 연대의 장을 과감히 넓혀야 한다. 그리고 일원상 진리를 바탕으로 시대와 대중이 요청하는 보편적 진리를 선택하고, 집중된 실천과 활동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가며 진리를 구현하는 주인으로 우뚝 나서야 할 것이다.

<영등포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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