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태원 교도 / 잠실교당
요즈음 대학가는 구조개혁평가 발표로 몹시 어수선하다. 일반대학 163개, 전문대학 135개를 상대로 구조개혁평가가 이루어졌으니 원광대학 역시 구조개혁평가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물론 대학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으나, 그럼에도 평가라는 것은 사람을 긴장케 하기에 충분하다.

결과적으로 구조개혁평가가 발표에서 원광대학이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 원광대학의 교수와 학생, 동문은 물론 원불교인들에게도 매우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사실 4년 전에 원광대학은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제한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원광대학의 미래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에 갇힌 것만 같았으니 2012년 1월, 원경영인회가 긴급 소집돼 신년 인사차 총부를 방문해, 원광대학의 현안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논의했었다. 졸업생들이 한 명이라도 더 취업에 성공한다면 청년실업도 해소되고 원광대학의 경쟁력도 높아지리라 확신했다. 그랬던 원광대학이 4년 만에 A등급을 받았으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실제로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 가운데 이번 평가에서 최우수등급을 받은 곳은 원광대학이 유일하다. 향후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원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이니 신입생 유치가 용이해지리라 기대한다.

이렇듯 개교 이래 최대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바꿀 수 있었던 것은 비전 및 발전전략수립 프로젝트(엑센츄어), 재정진단컨설팅(삼일회계법인), 병원구조조정컨설팅(엘리오&컴퍼니)등을 통해 대학을 정밀진단한 뒤 입학정원 감축(14.4%), 6개학과 폐지 및 8개학과 통폐합, 12개팀 조직 축소 개편 및 인력감축(희망퇴직/명예퇴직)등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며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결과다.

아울러 재정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총액예산제도를 실시, 예산절감과 부속병원전입금 증대, 국고지원금 및 기부금을 확대했다.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하고 대학발전을 위해 전임교원 확대, 장학금지원 확대, 학점관리 강화, 전임교원 강의 담당 비율 증대, 교육비 환원율 상향, 등록금 대폭 인하 등 교육여건 개선과 학생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완화해 대학의 경쟁력을 확보했으니 교육부 2015 대학구조개혁평가 최우수등급 선정이라는 영예를 안게 된 것이다.

이번 평가를 통해 교육부는 D·E 등급을 받은 학교(4년제 일반대 32개, 전문대 34개)에게 국가장학금, 학자금대출 등 재정지원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 각각 10~15%씩 학생정원을 감축하도록 권고했다. 3년간 취업률, 전임교수 확보 등 평가에서 2회 연속 하위등급을 받으면 폐교해야 한다. 대학도 여느 기업처럼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경영을 펼쳐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대학은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그에 앞서 대학의 사명은 차세대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대학은 나라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제대로 배출하지 못한다. 해결책은 지역의 한계를 초월해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교수들은 자발적으로 희생을 감수하면서 대학특성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탁월한 교수진과 이들의 국제적 명망 아래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운영에 있어서도 다양성, 자율성, 시장원리를 항시 기억해야 한다.

끝으로 원광대학이 명문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지난 4년간 구조조정 과정을 반조하고 우리의 강점을 찾고 부족한 점은 지속적으로 보완하면서 원광대의 비전을 실현하는 구체적 실천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향후 3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원광대학만의 강점은 살리고 경쟁 대학이 도전하지 않은 새로운 분야를 발굴해 학교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수도권대학과 연계를 강화하고 해외대학과 푹 넓은 교류를 전개해 지역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학생들이 진학하고 싶은 매력 있는 학교로 거듭나야 한다.

교육을 통한 원불교 교화의 방향성이 중요한 만큼 교육기관의 성공은 원불교 발전의 토대가 되니 원광학원을 중심으로 원광대학, 원광보건대학, 원광디지털대학의 협업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하여 크게 생각하고, 크게 꿈꾸고, 크게 행동하며 부(富)를 창출하는 대학, 글로벌한 인재가 스스로 찾아오는 대학이 되길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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