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교화단 총단회가 끝이 났다. 연이어진 추석연휴도 끝이 났다. 재가출가 교역자가 중앙총부에 함께 모이는 11월 총회를 남겨두고 있다. 출가교화단 총단회는 교단의 과제에 대해 변죽만 울리고 교무들의 정서에 호소만 하는 미봉책을 택했다.

교화현실은 녹록치 않다. 원기 100년을 앞두고 설정한 각 교당의 교화비전이 대부분 구호에 그치고 실적으로 실효로 증명한 경우는 드물다. 그만큼 교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교도들의 노령화는 가속되고 젊은이를 교도로 만들기란 하늘에 별 따기 만큼 어렵다. 전무출신 지원자는 줄어들고, 퇴임자는 늘어만 간다. 그만큼 교단의 전진을 발목잡는 악조건이 중첩되고 있다.

전무출신 지원자를 늘이기 위해선, 더욱이 양질의 지원자를 얻기 위해서는 복지후생을 개선해야 한다. 용금을 급료 수준으로 늘려야 하고, 주택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도 세워야 한다. 최근 젊은 남자 교무들이 주택문제에 대한 건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육신의 삼강령인 의식주 가운데서도 현대사회는 주거문제가 가장 비중이 크다. 정토회관 뒤에 인우빌라가 있어 상징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근본대책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대도시 권역별로 전무출신 사택을 만들어 교화현장에 근무하는 전무출신들의 가정사를 뒷받침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교당 울타리에서 전무출신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는 방안도 연구해야 한다. 불법시생활 생활시불법을 표방하는 원불교가 정작 전무출신의 가정에 대해서 관심을 집중하지 않는다는 것은 표리부동이라 생각한다. 정토장학금 제도의 정착으로 전무출신 자녀들의 교육에 크게 기여하는 점은 실로 높이 평가받을 덕목이다. 주택문제도 교단적 의지만 있다면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 본다.

치바법인과 오까야마법인의 문제는 정면돌파를 해야 한다. 적당히 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교단의 절체절명의 치부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모습으로 이끈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 아니 스스로 먼저 책임을 져야 한다. 어떠한 미사여구로도 그 큰 죄업을 덮을 순 없다.

내년 5월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봉행되는 교단 백주년 성업기념대회는 성공리에 마쳐질 것이다. 우리는 단합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4만5천명 대중이 운집하여 원기 2세기의 출범을 국내외에 당당히 알릴 것으로 믿는다. 문제는 기념대회 이후에 있다. 교화발전에 큰 변화가 일어나야만 한다. 세상사람들이 우리 법을 대도정법으로 알아보고 교당으로 찾아와야 한다. 국내외 각 교당들마다 제도의 문을 활짝 열고 교화의 큰 깃발을 드높이 휘날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전무출신들의 사기가 충천해야 한다. 교단이 전무출신 사기 앙양 방안을 하루빨리 세워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개인이나 교단이나 원기 100년을 보내며 새롭게 정신을 차려야 한다. 노력않고 저절로 주어지는 요행수는 없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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