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공부 28

▲ 나성제 교무 / 우인훈련원
우주만물 모든 것이 진실 그 자체이다. 사람들이 각자 생김새나 사는 것이 천층 만층이나 이 또한 스스로 지은대로 나타난 모습이다. 선의 씨앗을 뿌렸으면 선의 결실을 얻고 악의 종자를 뿌렸으면 악의 결실이 얻어진다. 이것이 참(眞)이다.

어제는 맑은 하늘이었지만 오늘은 갑자기 비가 내리고 바람이 세차게 불더니 성큼 초겨울의 기미를 느끼게 했다. 따라서 자연히 겨울옷을 꺼내 입게 된다. 이같이 하염없이 동하고 있는 계절의 역동성도 참이고 거기에 따라 움직이는 나의 육근동작도 참이다.

이곳 훈련원 곁에는 금강산을 닮았다 하여 작은 금강산이라 불리는 소금강(小金剛)을 가보면 계곡물이 계절에 따라 그 풍광이 다르다. 봄엔 잔잔하면서도 세찬 흐름이 생성의 시작을 알리는 듯하고, 여름엔 우렁차게 흘러내리는 폭포수 소리에 잠들어 있는 나의 영혼을 깨우기에 충분했다. 가을엔 세찬 바람과 함께 흘러내리는 갖가지 것들을 하나하나 받아들이며 휴식의 공간을 서서히 장만하는 모습은 내 마음의 번뇌 망상마저 잔잔히 가라앉혀 준다. 겨울엔 적적성성한 자연의 찬기운에 힘입에 그저 편안하게 누구든지 오고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신선이 된 듯하게 한다. 이렇듯 어느 것 하나 무의미하게 존재하는 것도 없고 자연이나 사람이나 세상이 다들 참된 가치를 드러내며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영원히 변치 않을 인과의 이치가 있어서 나의 가장 든든한 의지처가 되어주니 더 바랄 것이 무엇인가. 천지자연의 운행에 하나가 되어 살고 대자대비로 만물을 다 안아주고 장양시켜 주는 사람이 곧 진인이고 성인이다. 그러나 완벽한 세상 속에서 왜 거짓이 생기고 상극이 맺어지는 것일까.

경계따라 구름이 일 듯 일어나는 마음에 사로잡히기 때문이다. 안으로 무명업장이라는 자석이 있어서 쇠가 달라붙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므로 일어나는 마음에 집착하여 없애려고 하거나 없는 것을 구하려 하는 마음이 오히려 요란하고 어리석고 그르게 한다.

항상 마음을 챙겨서 곤하면 잠자고 배고프면 밥 먹는 일을 일심으로만 하면 그것이 곧 활선이라 하였다. 그것이 참을 살리는 길이다. 마음도 사회도 세상도 참이 죽으면 거짓이 날뛰게 되어 있다. 본래 자연처럼 참된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나 지내 오면서 상생상극의 업력이 쌓이고 쌓여서 곧 자유를 잃어버리고 거짓 장단에 춤을 추게 된다. 상대심을 가지고 살면 상극의 씨앗이 맺힌다.

최후승리는 실력이 위라 했다. 개인의 참된 실력은 진실과 공심(公心)과 덕이다. 진리 자체가 참되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라도 억지로는 이기지 못하는 법이다. 안으로 끊임없이 거짓의 끄나풀인 무명업장을 녹이고 묵묵히 자기 주어진 길을 가고 해야 할 도리를 행하면서 살면 그것이 가장 행복한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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