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씨, 대나무숲 등 인기
언어폭력, 자극성 단점 우려

▲ 익명으로 솔직한 고민을 털어놓는 SNS 모씨.
▲ 페이스북 대학별 대나무 숲 페이지 목록.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밴드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이하 SNS)가 일상 속에서 크게 자리잡은 최근, '카페인 우울증'이라는 신조어가 인터넷 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카페인 우울증'은 SNS인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앞 글자를 딴 단어로 SNS에서 타인의 일상을 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불특정 다수가 실명으로 소통하는 SNS 활동이 우울증을 야기한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는 요즘, '익명'을 바탕으로 감성을 공유하는 공간들이 생겨나며 이목을 끈다.

김 모씨, 박 모씨처럼 '아무개'를 높여 부르는 말인 '모씨'는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익명'으로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 놓고 상담 받을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지난 11월 서비스 시작 이후 8개월만에 이용자 수 150만명을 돌파했다. 일명 '감성앱'이라 불리는 이 것은 가입을 위한 이메일 등 최소한의 정보 외에는 이용자에게 아무런 요구사항이 없다.

이미지 카드 형식의 SNS로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골라 그 위에 익명으로 글을 작성하면 '감성카드'가 만들어진다. 자신의 현재 감정부터 사회의 부조리한 일에 대한 불만까지 다양한 주제의 글을 카드로 작성하면, 이를 본 다른 이용자들이 적절한 이미지를 골라 '답변 카드'를 전하는 편지 형식이다.

또한 페이스북에서는 'OO대 대나무숲'이라는 '익명' 페이지가 인기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치던 우화 속 대나무숲이 청춘들의 마음을 달래는 해우소가 됐다.

'OO대 대나무숲'은 전국 각지 대학생들이 말 못할 가정사, 이별, 연애, 학업, 교수 평가, 학교 생활, 정보 등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로 서울대 대나무숲은 약 2만 명 이상의 사용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운영자가 익명의 사연을 받아 공개된 페이지에 이를 대신 올려주는 형태인 대나무숲은 페이스북 내에서 이름을 드러내지 않은 '익명'으로 다수와 소통할 수 있다.

보다 특정한 대상을 주축으로 하는 익명 서비스도 있다. '홀딩 파이브'는 학창시절 왕따의 아픔을 겪은 대학생이 직접 기획해 만든 것으로 왕따나 학교폭력, 학업문제, 친구문제 등 청소년을 위한 익명 상담을 제공해 사춘기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처럼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보호 및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장점으로 더욱 진솔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매력을 어필하며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익명' SNS는 누가 한 이야기인지 밝혀지지 않는 구조라 더욱 자극적이고, 과장된 글이 많이 나온다는 단점도 함께 가지고 있다. '카페인 우울증'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익명의 공간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익명성이 '언어폭력'이라는 위험한 무기도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1세대 인맥형(싸이월드), 2세대 개방형(페이스북, 블로그), 3세대 관심사(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변화되고 있는 SNS, '익명성'이 추가된 새로운 흐름을 좇는 4세대 SNS는 어떤 모습으로 발전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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