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무활동의 보람

▲ 전형도 원무/해룡중학교
인연 중에 큰 인연이 법연과 혈연이라 하는데 나는 일찍이 법연과 지중한 연을 맺은 것 같다. 여러 종교인들을 살펴보면 성격이 각각 다르다. 어느 때는 그 사람의 행동을 보면 내가 예상했던 종교와 일치할 때가 있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을 보면 종교마다 조금씩 성격이 다르게 나타난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는 하지만 그 중 원불교에 입교한 학생들을 보면 어찌 그리 예쁜지 모른다. 선입견으로 보니까 그런지 몰라도 참 성실하고 매사에 모범적인 학생들이 많다. 이런 것이 인연이 아닌가 싶다.

해룡중학교에서 교화의 책임을 맡은 후로는 종교가 없거나, 종교가 있지만 나가지 않는 교사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해룡중학교에는 교무가 파견되어 학생들을 지도하고 법회를 보고 있다.

물론 교사 대상으로 교직원 법회도 열고 있지만 아직까지 교사들의 호응은 그리 높지만은 않다.

교당에는 나가지 못해도 학교에서 보는 법회만큼은 한 마음으로 참석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중·고교가 서로 교육과정상 시간이 맞지 않아 전 교사가 함께 법회를 보는 것은 쉽지 않다. 현재는 최소 분기별로 한 번씩 보고는 있지만 내 욕심으로는 한 달에 한 번씩은 법회를 봤으면 한다. 그래도 조금씩 교당에 나오기 시작한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어 내가 생각하는 법회가 그리 멀지는 않은 듯하다.

학교에서 학생교화와 교사교화에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면 더 많은 학생과 교사들을 교화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움직이고 남보다 더 열정적으로 해야 한다.

해룡중학교와 인연이 되고부터 지금까지 나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생활을 하고 있다. 좋아하는 말 중에 '한결같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몰랐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누가 시켜서 한 것보다는 내가 좋아서 학생교화를 시작했고, 그것이 학교생활을 더 윤택하게 해줬다. 그래서 더욱 법연과 연을 맺고자 하는지 모른다.

아무 연고도 없는 나를 선택해 준 모든 이들에게 항상 감사하다. 그들에게 은혜를 입은 만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보답을 하고 싶다. 교화를 하면서 한 번도 후회를 해본 적도 남을 탓해 본 적도 없다. 이것은 매사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이라 생각이 든다. 이러한 마음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학교에 있는 동안은 학생과 교사 교화에 더욱 열과 성을 다할 계획이다.

물론 학교에서의 교화도 열심히 해야겠지만, 원무를 지원한 이상 교당에서도 역할을 해야 한다. 나는 일요예회 때마다 사회를 보고, 멀리 떨어져 있어 교당에 오기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차량을 운행해 준다. 차량 운행은 3년 전부터 시작해 법회 전에는 두 번 운행을 하고 법회 후에는 한 번 운행한다.

나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어르신들은 오히려 나에게 고맙다고 한다. 차량 운행을 시작하며 변화된 것이 있다. 예전에는 일이 있으면 예회 결석을 하곤 했는데 지금은 어르신들 덕분에 거의 결석을 하지 않는다. 아마 책임감 때문일 거다. 교당 어르신들을 보면 머리가 절로 숙여진다. 교당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젊은 우리로서는 정말 배울 것이 많다.

시간이 없어서 공부를 못한다거나 시간이 없어서 교당에 나가지 못한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것은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학교와 교당에서 나에게 주어진 의무는 원무 그 이상의 책임과 의무이다. 이를 잘 수행하여 대종사의 뜻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인성교육의 선봉자가 되도록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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