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間此夜離情多 이 세상 밤 따라 이별의 정이 더욱 사무치는데



落月蒼茫入遠波 지는 달마저 아득한 파도 속으로 들어가려 하네



借問今宵何處宿 묻노니 오늘 밤엔 그 어느 곳에서 묵을 런지



旅窓空聽雲鴻過 나그네의 창에 구름 따라 우는 기러기 쓸쓸하네







'임을 보내며(送別)'-홍유한당(洪幽閑堂 1791-? 조선 후기의 여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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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유한당의 본관은 풍산, 본명은 원주(洪周), 관찰사 홍인모의 딸로 태어나 심의석에게 출가했으며, 양아들 심성택이 엮은 '유한당시고(幽閑堂詩稿)'에 2백여 편의 한시가 전한다.



조선시대에 문명을 떨친 집안은 남매지간인 허균과 허난설헌, 모자지간인 신사임당과 이율곡이 꼽힌다. 하지만 여류시인 서영수각의 집안은 아들 홍석주, 홍길주, 홍현주, 그리고 딸 홍원주가 모두 당대를 빛낸 시인이었다.



위 시는 홍원주가 가을에 이별의 아쉬움을 노래한 작품이다. 이별을 지는 달에 비유하면서 애틋한 기러기를 연상한 이 작품은 기교가 퍽 세련되어 있다.



어머니 서영수각이 주로 자연을 노래한 반면 딸 홍원주는 '봄밤의 피리 소리(春夜聞笛)'에서 보듯 규방여인의 수심을 섬세하고 애상적으로 노래하였다.







飄泊多年恨未歸 誰家此夜도征衣 忽聞雲外落梅曲 遠客彷徨雁北飛







고향 떠나 떠돌이 여러 해 돌아가지 못하고 / 뉘 집에서 이 밤에 옷을 다듬이질 하는가 / 홀연히 구름 밖에서 매화 지는 곡조 들려오니 / 멀리 떠난 나그네 헤매는데 기러기는 북으로 날아가네







상강(霜降)이 지척이다. 서리가 내리면 집 떠난 나그네들의 춥고 배고픈 겨울이 시작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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