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간 평화와 화합 중요
고정관념과 편견 없애야
정산종사, 신앙의 도 밝혀

▲ 현상호 교무 / 수학휴무
아시아태평양평화연구협회(Asia Pacific Peace Research Association)에서 주관하는 평화 세미나가 8일~11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열렸다.

이 연구협회는 IPPRA(International Peace Research Association)의 아시아지역 모임으로 평화를 연구하는 각 나라의 학자들이 2년에 한 번씩 모여서 평화에 관한 주제를 발표한다. 이들은 국가, 지역사회, 환경, 종교 등의 분야에서 현재 처해 있는 현실 상황 이해와 평화에 대한 제언을 하는 모임이다.

그 자리에서 나는(현재 고타마 붓다대학 불교학 박사과정) 종교 분과에서 '세계 종교 화합에 대한 불교적 관점과 원불교적 관점(World Interfaith Harmony: Perspective on Buddhist and Won Buddhist Doctrine)'을 비교하는 글을 발표했다.

현재 전 세계 종교계에서는 서로 다른 신앙을 받아들이지 못하여 각 종교간 반목과 불신으로 극에 치닫고 있다. 심지어 같은 종교 내에서도 종파 간의 갈등으로 테러가 벌어지고 살육과 살상이 신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잘못된 신앙이 만연하고 있다.

석가모니 당대에도 인도 사회는 기존의 브라만 종교와 여러 사상가들로 나눠져서 사상적 논쟁이 극심하던 때였다. 그때 '짱끼'라는 브라만 사제가 석가모니를 찾아와 진리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석가모니는 "'오직 이것만이 진리이고 다른 것은 다 거짓이다'라고 주장하지 않는 것이 진리를 알아가는 첫걸음"이라고 하면서 진리를 알아가는 방법 16가지(1. 다른 사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견해 내려놓기 2. 탐욕, 화냄, 어리석음을 내려놓기 3. 믿음 4. 방문 5. 존경 6. 경청 7. 법문듣기 8. 기억 9. 시험 10. 법문을 받아들인 것에 대한 떠올림 11. 열정 12. 적용 13. 자세히 조사 14. 노력 15. 알아차림 16. 진리발견)를 제시했다. 먼저 자신의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아무런 편견 없이 마음을 열어 진리에 다가가는 자세의 중요성을 말해 준 것이다.

이에 한걸음 더 나아가서 원불교에서는 '모든 종교의 근본 가르침은 본래 하나'라는 가르침에 바탕해 적극적으로 이웃종교 간의 대화를 열어나갈 수 있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더하여 다종교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종교적 신앙에 대한 방법을 정산종사는 신앙의 도에서 첫째 잘 가려서 믿고, 둘째 자력신과 타력신을 아울러서 믿고, 셋째 연원계통을 성심으로 공경하며 믿고, 넷째 신성에 일관하라고 했다.

따라서 종교 간의 화합과 평화를 위해서는 이것만이 진리이고 다른 것은 다 거짓이라는 생각을 내려놓고, 모든 종교의 가르침은 본래 하나라는 열린 마음으로 신앙의 도 4가지로써 신성을 일관한다면 종교 간 화합과 평화는 자연 다가올 거라 믿는다.

이상의 내용으로 평화 연구 학자들과 만나서 원불교에 대한 이해와 상호 교류를 하고 돌아왔다.

특히 이번 세미나는 지난 4월 대지진의 아픔이 있었던 네팔 카트만두에서 있었던 만큼 자연재해가 왔을 때 어떻게 극복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정부차원, 비정부기구차원, 민간차원에서 다양한 극복 방안에 대해서 발표가 있었다.

개인적인 감상은 국제적 관심과 협조로 카트만두 시내의 물질적 차원에서의 복구는 언제 네팔이 지진을 겪었는가 싶을 정도로 빠르게 복구되고 있지만, 정신적 차원에서는 아직도 불안함과 공포가 있다는 것을 네팔 사람들의 표정이나 동작에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지진의 아픔을 극복하고 빠르게 일상을 되찾아 가는 네팔 사람들의 부지런함과 긍정적인 태도가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고, 현지 네팔 삼동 인터네셔널 카트만두 새삶 원광 센터에서 근무하는 이법안 교무의 성실함과 희생적 봉사활동은 현지 네팔 사람들에게 희망과 긍정성을 느낄 수 있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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