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남과 죽음에 대하여

▲ 익산 왕궁에 소재한 원불교 영모묘원 전경.
▲ 이화행 교도 / 종로교당
나의 인연은 어떠한가

우리 부모님과의 인연은 어떻게 맺어 졌는가? 이 한 몸을 낳아 주고 신령스런 영성과 정신적 기를 받은 유전인자 DNA와 영(靈)과 기(氣)와 질(質)을 나에게 줬다.
나의 부부와의 인연은 불가에서 칠천 겁을 두고 맺어진 인연이라고 한다. 내 자녀들도 나와의 선연인가 악연인가? 현실적으로 현대 과학적 사고를 해보자.

인연이란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 수없이 많은 전파 속에서 내가 듣고자 하는 주파수를 맞추어야 들을 수 있다. 정확한 사이클을 선택해야만 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는 무수한 전파가 순간순간 전해지고 있다. 저주파, 단파, 초단파, 극초단파의 무한한 전파가 흐르고 있다. 리모컨을 사용할 때에도 내가 듣고자 하는 FM 89.7 Mhz(서울)를 선택할 때만 wbs 원음방송을 들을 수 있다. 또한 그 사람과 라디오의 안테나가 하나가 돼야 잘 들을 수 있다.

"복 중에 가장 큰 복이 인연 복이다"고 했다. 내가 10년 전 구강암으로 두 차례에 걸쳐 큰 수술을 마치고 수술대에서 내려온 그날, 나의 오직 하나뿐인 친손자(이민성)가 2005년 5월22일에 미국 워싱턴에서 태어났다. 나와의 묘한 인연들이다. 또한 아버지인 도산 이동안 대봉도의 열반일이 74년 전 어버이날인 5월8일이고, 장인인 평산 신정훈 교도의 열반일이 2년 전 같은 5월8일이다, 참으로 우연한 인연이 아니다.

하나하나가 서로 상생하는 조화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어야 그 방송을 잘 청취할 수 있다. 물질문명 속에서 라디오나 TV도 선택받을 수 있는 경제력도 있어야 하고, 기계를 조작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라디오처럼 사람과 사람의 관계 즉 서로의 인연 속에서 만남이 이뤄진다. 이러한 인연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나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인연은 만남이요, 만났으니 헤어져야 하는 생사(生死)란 무엇인가. "눈을 떴다 감았다 하는 것과 같고, 잠이 들었다 깨었다하는 것과도 같다"고 〈대종경〉 천도품에 밝혀줬다.
100세 시대를 맞아 well being와 well dying을 성찰하려 한다. 서울의 우이동에 있는 봉도청소년훈련원에 들어가 생사준비 캠프를 통해서 죽어보기와 태어나기의 체험을 해 보았다.

죽어서 수의를 입고 염장하다. '그래 죽음의 경지는 눈 한번 깜박하고 잠에서 깨어난 것과 같다 했으니, 바로 나의 죽음도 이렇겠지' 생각해 보았다. 청정 일념 속에 관에 들었다가 나왔다 하는 체험이었다.

중음에 들어 무명에 빠지다. 엄마의 탯속에서 중음으로 있다가 탁태되는 10월3일 개천절 그날 밤이었다. 여기에 어떻게 왜 왔는지를 모르겠다. 영문도 모르고 왔다. 그냥 흘러간 무명의 시간이었다. 중음에서 헤매는 때이다.

모태 속에 태교를 받다. 인간 세상에 새 이름을 받아 새로운 생명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났다. 그리고 참회의 기도를 올리고 자신의 정업은 받아야 하지만 천업을 감소하려 기도하고 정진하며 좋은 인연으로 선연을 얻으려 참회문을 들으며 자신 천도의 시간도 가졌다.

태어났으니 어떤 행복을 바라는가

한 포태 속에서 태어났다. 우리는 상대적인 행복도 절대적인 재색명리를 다 내려놓고 내 속에서 나를 찾아야 한다.
먼저 내 눈높이를 낮추라. 나이를 내려놓자. 나를 내려놓고 상을 벗어버리자.

다음에 소통을 잘 하자. "지구에서 인간이 태양계를 벗어나 혜성에 우주 로봇 파일리가 10년을 넘게 달려가 우주에 첫 발을 디딘 2014년 11월13일인 우주와 소통하는 날입니다." 내 가족인 아들과 함께 자주 대중탕에서 목욕하며 서로 소통하는 길이 행복의 지름길이다.

항상 감사생활 하자. 은혜를 발견하였으니 사은에 보은(報恩)하고, 당하는 곳마다 매사에 불공(佛供)하며, 항상 감사생활을 실천하도록 원망심이 날 때도 감사한 마음으로 수행 정진하자.

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맞을 건가

우리 국토는 금수강산임이 틀림없다. 우리 땅에서 재배되는 작물도 특수하고 해산물도 바닷가나 산천초목 모두가 세계 어느 나라 보다 우수하다. 그런데 이 땅이 나날이 묘지강산으로 둔갑하고 있다.

영혼은 영원불멸하여 생사가 따로 없나니, 인생은 마치 춘·하·추·동 사시로 바뀌는 것과 같고 저승(生)과 이승이 마치 거년과 금년 되는 것과 같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인생은 누구나 죽음을 맞아야 한다. 우리 조국의 금수강산을 영구히 지켜나가도록 해야 하는 가장 시급한 일에 직면해 있다.

화려한 묘지를 효행으로 착각하고 있다. 부모가 살아 있을 때 효를 할 일이지 죽어서 묘지만 거창하게 조성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원기100년을 맞은 장례문화를 돌아보자

천여 개의 묘역자리가 사라졌다. 오랜 동안 많은 숙고와 방법을 연구하고 토의하여 이를 실천에 옮긴 훌륭한 산 증인들인 원불교 전무출신들의 묘역을 자연장인 잔디장으로 몇년 전부터 실천하고 있음을 천하에 알리고자 한다. 참으로 대혁신적이고 전 세계의 모범적인 사례임을 알리고자 한다. 지구를 살리는 혁명적 운동이다.

유언장도 미리 작성하자. 자녀에게 알릴 것은 알리고 공증을 받아 유서를 써 놓아야 한다. 흔히 상갓집에서 자녀들의 유산 분배를 비롯한 재정적인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생전에 충분한 준비를 해놓아야 한다. 오늘도 TV에서 형제간의 재산문제로 갈등을 빚는 사건을 보고 있다.

안녕카드(시신기증 등)를 준비해야 한다. 임종을 앞두고 더 이상 소생 할 수 없다고 판단이 되었을 때, 식물인간으로 생명을 지탱하려는 응급조치를 택해야 할 때, 본인이 편안하게 갈 수 있도록 안녕카드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시신과 장기를 의대에 기증하는 것이다. 몇분의 출가자와 재가자들의 시신과 장기 기증으로 많은 사람들의 제생의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과대학의 재생의세관에 주축이 되어 의학 연구에 공헌하기를 바라고 있다.

출가교무들의 묘지자리가 없어졌다

전국 어디의 공동묘지보다 더 잘 꾸며진 영모묘원에 마련된 출가교역자의 묘자리가 없어지고, 자연장으로 탈바꿈됐다. 불생불멸과 인과보응되는 일원의 진리에 따른 대 혁명적인 개벽의 장이 익산의 영모묘원이다.

나는 3년 전 누나인 성타원 이성신 종사의 임종을 지켜봤다. 열반에 든 날인 3월30일 91회 생일에 임종을 지켜 본 것이다. 익산의 원요양병원에서 평소에 좋아하시는 여러 원로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잠을 자듯 거연히 열반했다. 당신의 육신은 원광대학교 의과대학에 기증하고, 탈상을 맞아 일 년 후 열반한 그날에 화장해 영모묘원의 추모탑 꽃밭에 흙과 함께 허공에서 온몸 허공으로 돌아간 것이다.

"사람의 생사는 비하건대 눈을 떴다 감았다 하는 것과도 같고, 잠이 들었다 깼다하는 것과도 같다. 깨친 사람은 이를 변화로 알고 깨치지 못한 사람은 이를 생사라 하나니라." 〈대종경〉 천도품 8장 법문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