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혜안 담긴 조언, 현대인 위한 치유 메시지 전해
교역자 대외활동 위해 열린사고로 개인의견 수렴해야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미디어 방송교화 고민 할 시점

▲ tvN에서 매주 화요일 방송되는 종교계멘토들의 토크쇼 '오마이갓'에 출연 중인 김홍기 교무.
'대책 없이 싱글세를 받겠다면 납세 거부할 것', 홀로 살이 50년째인 신부. '60년 결혼 정년제를 도입하라?', 다음 생에 결혼은 노땡큐라는 목사. '무료 결혼식, 종교계부터 장려해야', 결혼식 장소 공짜 대여 선언한 스님.

한 케이블방송에서 매주 화요일 방송되는 종교계 멘토들의 토크쇼, '오 마이 갓'에 출연한 종교인들의 목소리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성직자들은 세상과 세속을 향한 쓴 소리도 거침이 없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그 어디에서도 알려주지 않았던 종교인들의 혜안이 담긴 현실적인 조언은, 때로는 따듯하게, 때로는 따끔하게 군더더기를 버린 명쾌한 인생 지침서가 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교단을 대표해 이경열 교무, 배현송 교무가 출연했다. 군종교구 김홍기 교무는 35회(9월15일 방송)부터 한 달에 한번 고정 출연하고 있다. 김 교무는 "35회 주제는 '차별하는 남자와 역차별하는 여자'라는 제목으로 남녀 양성평등에 관한 주제였다"고 소개했다. 김 교무가 출연한 두 번째 토크는 웃어야 사는 사람들, 대한민국에서 '감정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주제를 다룬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10월6일 방송)'이었다. 세 번째 토크 역시, 신념과 법이 만났을 때, 신념이냐 법이냐를 냉철하게 들여다보는 주제로 녹화를 마쳤다. 대사회적인 고민과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이웃 종교의 입장과 차이 또한 가늠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에 출연자들의 고민도 만만치 않음이 사실이다.

김 교무는 "출연하는 종교인들 중 최연소여서 개인적으로 어려움도 있고, 긴 시간을 견뎌내고 촬영했는데 일방적으로 편집돼 불편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고 속내를 전했다. 심적 부담감에도 김 교무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이유가 있다.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결국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고민들이다. 주제 자체가 교화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는 생각이다. 다양한 계층이 안고 있는 고민은 곧 우리 사회가 품고 있는 문제이고, 결국 대사회적인 고민을 어떻게 접근하고 교단적인 치유방법을 제시할 것인가, 이것이 결국 교화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주제를 연마하며 이를 교법적으로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를 가장 염두한다는 김 교무는 대사회적인 현안들에 일정부문 교단적인 공론화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나아가, 교단적으로 방송교화에 대한 인식이 시작된 만큼 어떤 '콘셉트'로 대중들과 소통할 것인가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게 김 교무의 생각이다. 그는 "방송 교화의 파급효과를 생각할 때, 다양한 계층의 근원적인 마음을 어떻게 치유해 나갈 것인가, 원불교만의 독창성과 창의성, 신선함을 어떻게 방송 콘셉트로 담아낼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방송교화에 작은 보탬이 될 수 있다면 힘들지만 어떻게든 해 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기쁜 스트레스다"라며 "방송 준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멘트 하나까지도 준비해서 녹화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준비에 실패한 사람은 실패를 준비한 사람이다'는 게 방송에 출연하는 김 교무의 마음가짐이다.

이 프로그램에 첫 출연했던 원불교대학원대학교 이경열 교무는 "다양한 종교인들이 서로 만나서 문화, 계문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현대인의 고통과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라이프 코칭을 하게 돼 기쁘다"며 "차근차근 소중한 세상을 향한 교법의 메세지를 전하면서 현대인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방향으로 간다면 이것 또한 크게 보은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대종사의 법을 세상에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었다"고 출연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종교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송천교당 배현송 교무도 "불교와 원불교의 차이점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사회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교법적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출연진이 교단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배 교무는 "여전히 소수종단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인식이 인색한 현실에서, 방송을 모니터 하는 일부 민감한 내부 시선들이 출연진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방송 이후 느낀 점을 이야기 했다. 어떤 주제라도, 다양한 개인의견을 말할 수 있고, 이를 열린 사고로 들어주는 '듣는 이'의 자세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출가교역자가 대중매체 출연 등 대외 활동을 부담스러워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음을 간파할 수 있는 목소리다.

배 교무는 "너무 교단적인 이미지에 고착하다보면 사고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며 "패널들이 편안하게 방송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 정복을 입고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원불교의 상징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역할이다"고 강조했다. 배 교무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대외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일이, 방송교화의 시작이다"는 생각을 전했다.

대중매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일, 다양한 계층의 속내를 살피고 삶의 의미와 방향을 제시하는 일에 종교계 멘토들이 기꺼이 TV 브라운관에 서고 있다. 그 속에서 젊은 원불교의 모습도 생생하게 전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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