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관심과 나눔으로
시대와 다양하게 호흡해야

▲ 배현송 교무 / 송천교당
작년에 송천교당에 처음 부임해서 인계인수 받은 내용 중에 보좌교무가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위원으로 활동했던 흔적이 있었다. 매우 호감가는 대목이었다. 전임 교무의 지역사회와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좌교무는 결정권이 없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고 한계가 있었으리라는 생각에 주임교무가 직접 활동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

보좌교무가 청소년교화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그랬고 복지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봐도 주임교무인 내가 활동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장위1동주민센터의 14개 단체 중의 하나인 지역사회복지협의체 활동은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이기도 했다. 다른 위원들이 오랫동안 함께해 온 분들이라 새로 부임해서 합류하게 된 나로서는 매우 낯설고 어설프기까지 했다.

그러나 회의를 참석하고 지역 내 독거어르신 생일상 차리기, 워크숍, 효 잔치 등을 참여하면서 나 또한 서서히 지역주민이 되어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교당 일도 이렇게 바쁜데 교무님 왜 그렇게 여러 번 가냐"고 하면서 이해 못하는 교도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활동 속에서 구의원이나 지역의 유지들과 인사를 나누다 보니 친근한 관계가 형성되게 됐다.

그래서 교당의 주요행사에 구의원이나 동장이 쉽게 참석하게 되고, 관내 학교장을 만나러 갈 때는 동장이 동행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2014년 동절기 에너지절약 경진대회 우수상 시상식장에는 동장이 꽃다발을 들고 녹색단장과 함께 축하해 주러 오기도 했다.

이러한 만남과 교류는 많은 부분에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로 발전하게 됐다. 한 예로, 교당 옆 계단이 헐고 불규칙적인 높이로 외관상으로도 보기 흉할 뿐 아니라 사고의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계단을 자연친화적이고 깔끔하게 정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곧 시의 지원으로 구청에서 공사를 할 예정이란 소식이 들렸다.

그리고 앞으로 지역사회의 현안이 무엇이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힘 미치는 대로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좋다. 교당 봉공회에서는 매달 10만원씩 기부하는 '아름다운 이웃'이 됐고, 장위1동 바자회에 합력하고 얻어진 수익금으로 어려운 주민들에게 쌀 나누기 사업에 동참도 했다.

특히 주변에 학교가 많은 점을 감안해 교당교화협의회에서는 사월초파일 관등비를 장학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목적사업이 있다 보니 관등 권선을 적극적으로 하게 되는 동기부여가 됐다. 관등행사를 점점 줄여가는 교단적 분위기와는 달리 어차피 4축2재 중에 하나인 석존성탄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각자의 원을 담아 연등을 켜고 그 관등비로 다시 사회를 밝히는 장학 사업에 활용함으로써 밝고 훈훈한 세상을 만드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 것이다. 이는 타자녀교육을 실천하는 방법이기도 하고 100년둥이 인재를 양성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면서 더 나아가 청소년교화의 불씨를 찾는데 활용코자 하는 것이다.

학교를 방문해 교감이나 교장을 만나면서 자연스레 100년을 맞이한 원불교와 송천교당을 알리기도 하고 각 학교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에도 매우 유익했다. 지금은 학교마다 학생들의 어려움을 반영한 장학금 지급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그리고 중학교 학생들 중 방과 후에 학습지도나 저녁식사 제공이 절실한 학생들이 많아서 방과 후 공부방 운영을 검토 중에 있다. 이렇게 송천교당은 조금씩 지역사회와 호흡을 맞추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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