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무활동의 보람

▲ 전형도 원무 /해룡중학교
원무 사령을 받고 활동한 지 7년이 돼가고 있다. 처음에는 원무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시작했는데, 이제는 내 생활의 전부가 됐다. 모든 것이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책임감과 함께 의무감도 커졌다.

그러던 중 얼마 전에는 나에게 많은 일이 한꺼번에 닥쳤다. 교당에서 경기도 오덕훈련원으로 교도훈련을 가기로 해, 승합차 운전을 맡아야 했다. 그런데 하필 전날 등산 갔다가 나뭇가지에 눈이 찢기는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도 시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또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아침에 어르신들 차량을 운전해야 하는 일이 생겼다. 승합차를 가지고 가야 하는데 왠지 자신이 없다. 결국 훈련도 가지 못했다. 어찌나 아쉬운지 내내 서운해 하며 병원에 가서 다시 시력을 확인하니 문제가 없다고 한다. 참으로 다행이고 감사했다. 의사는 조금만 옆으로 스쳤으면 시력을 잃을 뻔했다고 말했다. 그것이 우연이 아니라 사은의 은혜인 것 같아 무척 감사했다.

훈련을 함께하지 못한 서운함은 휴일에 집에서 쉬는 것으로 달랬다. 하루를 쉬고 나니 눈이 괜찮아서 익산에 있는 딸에게 갔다. 딸은 시험기간이라고 공부해야 한다고 다음에 오라고 했지만 왠지 다녀와야 할 것 같았다. 익산으로 가는 길은 비가 내렸다. 익산에 도착하여 딸과 저녁식사를 하러 가는데 갑자기 뒤에서 꽝 하는 소리가 나면서 몸이 앞으로 기울였다. 확인해 보니 한 여성운전자가 전화를 받기 위해 휴대전화를 찾다가 앞차를 보지 못하고 충돌한 것이다. 그 운전자는 얼마나 놀랐던지 말을 잇지 못하고 연신 잘못했다고만 했다. 나는 한편 감사했다. 많이 다치지 않고 차만 부서진 것은 사은의 은혜였다. 이 정도로 부상을 당한 것도 다행이고 사은의 은혜란 생각을 했다. 신앙생활하면서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은혜를 입기는 처음인 것 같다. 이러한 사연들이 나에게는 좀 더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왕 원무를 서원했으니 누군가가 나에게 은혜를 베풀어주기를 바라기보다는 내가 교단이나 교화현장에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많은 배출되어 더 많은 교화의 장에서 원무들이 교화대불공을 이룰 수 있게 해야 한다. 교당에서도 원무들을 교화와 운영 면에서 다각도로 동참시켜 나간다면 원무 지원도, 역할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원무들을 많이 배출하는 것도 좋지만 원무를 서원한 재가교역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교화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게 교단의 적극적인 지원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본다. 원무훈련은 1년에 2차례 이뤄진다. 그때에 교단 언론이나 방송에서 많이 알려줬으면 한다. 그래야 교도들도 원무의 역할과 필요성을 알게 될 것 같다.

나도 처음에 원무 사령장을 받고 교당에 부임했을 때 교도들이 원무가 무엇인지 몰랐다. 이제는 많은 교도들이 나를 선생보다는 원무라는 호칭으로 많이 불러준다. 그 소리는 언제부턴가 듣기 더 좋아졌다. 원무들은 모두가 자기가 원해서 되기 때문에 조금만 지지를 해주면 큰 힘이 된다.

경산종법사의 염원대로 더 많은 원무가 배출되어 재가교역자가 일원의 전법사도로서 역할을 하고 우리의 교화가 날로 번창하기를 바란다. 4번의 연재가 나를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고 다시 재충전하는 시간이 됐다. 글이 〈원불교신문〉에 소개되어 나올 때마다 전국 곳곳에서 격려와 성원의 말을 전해준 선후진 동지들에게 감사하고, 많은 학생들이 전무출신을 서원할 수 있도록 돕겠다. 오늘도 교화의 현장에서 열과 성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원무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