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편찬위원회 지역사 워크숍
국사편찬위원회가 15일 전주역사박물관에서 '근대 민중종교의 지역공동체 건설과 후천개벽론'을 주제로 지역사 워크숍을 열어 시민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역사편찬위측은 "이번 워크숍은 민중, 지역공동체, 후천개벽이란 세 가지 주제가 서로 친화성을 가지고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해왔을 거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며 "민중과 후천개벽은 아무 연관성이 없거나 혹은 엉뚱한 관계일 수도 있지만 이에 대한 역학관계를 한 번 살펴보고자 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발표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백승종 교수의 동학지도자 손화중과 선운사 〈비기〉 ▷원광대학교 박윤철 교무의 원불교 성립·발전의 사회경제적 기반- 군산·익산을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장원아 박사의 후천선경과 복마전의 간극- 보천교 공동체의 성쇠외 믿음의 지속 ▷한국종교문화연구소 고건호의 조선후기 종교사와 후천개벽사상 등이 이어졌다.
먼저 백승종 교수는 "〈비기〉에 대한 역사적 사료는 없다. 완전히 가공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을 떠나 동학의 핵심 지도자였던 손화중이 손에 넣었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역사를 기록하는 주체에 따라 판도가 바뀔 수가 있음을 지적하며, 신종교운동이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이유에 대해서도 향후 과제로 남겼다.
'원불교 성립·발전의 사회경제적 기반- 군산·익산을 중심으로'란 주제로 발표한 박윤철 교무는 "원불교의 뿌리를 찾기 위해 동학을 연구하다 보니 한반도의 일제 수탈이 동학의 주 무대였던 전라도 특히 군산, 익산에서 가장 가혹하게 일어났다"고 전제했다.
그는 "일제가 1899년 군산을 개항한 것은 옥구와 익산 등 군산을 비롯한 인근 지역사회를 일제의 식민지경제 체제 속으로 편입하고자 함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러한 수난 속에서 익산에 '불법연구회'를 창립해 총칼이 아닌 정신개벽운동으로 민중의 삶을 희망으로 이끌었다"고 피력했다.
종합토론시간에는 한 시민이 "개벽이란 우주 질서가 뒤바뀔 정도로 어마어마한 사건인데 한국신종교의 개벽은 왜 그렇지 못했는가?" 하고 날카로운 비판을 던졌다. 이에 고건호 교수는 "한국신종교들은 이 땅에 낙원을 만들고자 했다. 그것이 종교적인 방식이든 다른 방식이든 이 땅에서 해결하려고 했다는 것이 서양과 다른 점이다"며 적극 피력했다. 워크숍에 참석한 한 시민은 "개혁과 개벽, 종교와 사상에 대한 개념부터 명확히 밝혀가자"며 향후 심도 있는 토론장이 열리길 기대했다.
강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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