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하는 사회, 치유법
마음인문학연구소 학술

▲ 원광대 김미영 HK연구교수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가 '분노하는 사회, 분노 치유 방법론'을 주제로 제20회 국내학술대회를 열었다. 23일 원광대학교 교학대학 시청각실에서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는 분노에 대한 부정적 관점을 치유함으로써 얻어지는 긍정적 효과를 조망해 이목을 끌었다.

이날 학술대회는 ▷원광대학교 이상열 교수의 분노의 정신 신체 의학적 이해와 정신 역동적 접근 ▷원광대학교 김미영 HK연구교수의 분노의 감정을 삶의 에너지로 바꾸는 방법 ▷덕성여자대학교 박소진 교수의 인지(행동)치료를 활용한 분노조절 상담기법 ▷동국대학교 김근우 교수의 화병의 한의학적 접근-명상과 불교의 관점 외 다수가 발표됐다.

분노의 감정을 삶의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법을 소개한 원광대학교 김미영 HK연구교수는 분노 유발과정부터 치료 요인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분노는 위협이나 공격에 대한 자연적 반응이자 자신을 지키기 위한 감정이다"며 "그 자체가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고 전제했다. 이어 "분노는 위기 상황에서 인간의 생존을 도와주는 적응적 감정이다. 하지만 역기능적 분노는 우울증, 강박장애, 편집증, 인격 장애, 약물 남용 등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해 인간관계를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인지행동치료에서 보면 역기능적인 분노의 원인이 외부의 선행사건이 아닌 개인의 역기능적 신념 때문이라며, 이를 합리적인 신념으로 변화시키면 새로운 인지체계에 의해 치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불교에서는 분노의 뿌리를 과거에 배양된 습관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차별하고 분별하는 마음이 그 사물의 본래 모습을 볼 수 없게 하니, 분별하고 차별하는 마음을 제거하면 분노는 더 이상 분노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기자비와 공감을 통해 분노를 조절을 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분노 유발 과정에 대해 "분노는 자체적으로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신념 체계에 의해 사건을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데서 발생된다"며 여기에는 인지적 요소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내다봤다. 즉 분노사고의 기저에 역기능적 신념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역기능적 신념 체계는 특정 상황에 처하면 자동적으로 활성화돼서 여러 가지 분노 사고들을 일으키며, 그 당시에는 쉽게 자각하지 못하다가 주위를 주면 비교적 쉽게 의식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분노를 일으키는 역기능적 신념을 활성화하는 외적 자극은 무엇일까. 그는 나와 나의 것에 대한 비하적인 공격이라고 보았다. 즉 타인으로부터 배려·존중받지 못했다고 느끼거나, 무시 당했다고 느끼거나, 타인의 행동이 부당하다고 자각할 때 일어난다고 보았다.

그 치료 요인으로는 ▷자아 존중감 높이기 ▷자기자비(Self-compassion) ▷공감 능력 키우기 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노 조절 전략이라는 구체적 실행법도 내놓았다. 먼저 분노 감정을 알아차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서로가 가치 있는 존재임을 공감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내적 상태를 이해해야 한다. 정서를 명확하게 자각할수록 심리적 안정과 긍정적 인간관계, 삶에 대한 만족감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 뒤에는 분노의 감정을 온전히 표현하라고 말한다. 그는 "명료하게 지각한 정서는 표현이라는 건설적 행동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며 "분노를 억압하는 것보다 표현하는 것이 신체적·심리적 안녕감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물론 그 표현법에 있어서도 ▷비폭력적 의사소통 ▷나 메시지전달법 ▷분노를 해소하는 골든타임지키기 등의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분노는 수천년 전부터 우리와 함께했다"며 분노의 힘을 긍정적 에너지로 전환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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