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전 읽을수록 솟는 희열심, 오늘의 저를 있게 했어요"

문화의 달 10월, 어느 문화인보다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전북교구 평화교당 홍산 장제홍(52·弘山 張濟弘) 교도. 전라북도에서 열린 세계종교문화축제와 전국원음합창제에 합창단원으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교당에서는 일요법회 사회자, 교도부회장, 단장과 청운회장이다. 직장에서는 수질분석팀 계장으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역할들 뿐이다.

첫 만남에 그는 문화교화의 역할을 강조했다. "원불교 교화성장을 위해서는 문화의 힘이 커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각 교구내 원음합창단 활동 등 작은 힘이지만 문화 창달에 기여하고 있는 여러 단체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모습에 대해서도 격려가 있어야 합니다."

환경연구사인 그는 전주시 맑은물사업소 수질분석 계장이다. 6월에는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4년 동안 전주시청 공무원으로 상수도 수질분야 업무에 근무하면서 투철한 사명감과 봉사정신을 인정받은 것 같습니다. 시민들에게 맑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특히 환경부 주관 수도사업자 운영·관리 실태평가에서 전주시가 최우수기관으로 3회째 선정되었거든요."

최근 가을가뭄으로 물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소식이 언론에 자주 대두되고 있다. "전주는 용담댐 물을 공급받고 있어요. 전주시의 수돗물도 서울시의 아리수처럼 그냥 마셔도 될 정도입니다. 내년부터 전주시민들도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도록 홍보할 계획입니다." 수질전문가로 연구를 쉬지 않는 그는 국가공인 수질검사기관 자격취득 및 숙련도 평가에서 7회나 최상위 기관에 오를 수 있도록 한 장본인이다.

"수돗물이동상담소 등 발로 뛰는 현장 중심 업무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을 합니다. 신뢰도 증진과 직결되기 때문이죠. 이러한 활동들이 모범공무원으로 인정돼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라 봅니다."

이렇듯 적극적 활동을 하게 된 것은 원기76년 원불교에 입교하고부터다. "제가 대학 1학년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대학 2학년이 되자 집에서는 20살인 제게 '일찍 결혼을 하면 좋겠다'고 해서 중매결혼을 했어요. 22세 때 아버지마저 돌아가셨습니다. 그때 삶의 무상함을 느끼며 종교생활을 갈망했죠. 원기76년에 임실군 지사면사무소에 근무할 때 직장 선배인 형산 김형도님의 연원으로 오수교당 청운회에 입회를 했습니다. 법회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죠. 지역 봉사와 원불교의 가르침, 실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주임교무님이었던 심타원 남궁선봉 교무님의 권유로 입교하고 법회에 다녔습니다. 이후 현재까지 거의 법회에 결석을 하지 않습니다."

그는 원불교를 알기 전 '이 세상 모든 만물이 어느 절대자에 의해 좌우되는 것으로 알았다'는 것이다.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신앙표어를 알고부터 유일 신앙이 아닌 우주 전체가 다 신앙의 대상이고 불공의 대상임을 알게 됐습니다. 내 자신의 마음작용에 따라 모든 것이 변화하게 됨을 알게 됐죠. 위로 누나들만 있는 외아들이라 조동버릇이 좀 있었는데 차분하고 사려 깊게 행동하는 사람으로 변화되는 자신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신앙 수행에 체를 잡게 된 것은 입교 후 24년 동안 법회에 빠지지 않은 것과 조석심고를 꾸준히 실천한 데서 온 변화다. 또한 교전 탐독으로 부족한 것을 대조하며 채워나가는 노력을 쉬지 않았다.

"조급증을 내지 않고 교전을 많이 읽었어요. 읽을수록 감동적인 말씀이 너무 많았고 대종사님께 감사한 마음은 물론 희열심이 솟구치는 나날이 많았습니다."

그는 차츰 적극적으로 변화되는 자신을 발견했다. "원기92년도에 '제1회 경종을 울려라'라는 전국교리퀴즈대회가 열렸어요. 운이 따랐는지 1등을 했고, 상금 50만원을 교당 건축기금에 희사했죠. 이러한 경험들이 신앙인으로 한층 성숙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그는 15년 동안 교당법회 사회를 보는 것은 물론 전북교구 원음합창단 부단장, 원덕회 사무국장, 청운회 부회장직을 수행 중이다. "저에게는 이 모든 활동들이 과분 합니다. 하지만 원기100년에 이러한 일을 할 수 있어서 대종사께 조금이나마 보은하는 불제자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더군다나 9월에 홍산(弘山)이라는 법호까지 받았으니 더 열심히 해야지요."

일원가정인 그는 아내 한시혜 교도도 교화단장, 봉공회 부회장이다. 큰아들 장대종은 원대연 활동 당시 홍보부장. 올해 새 가족이 된 며느리 임정원 교도도 입교하여 일반법회에 출석 중이다. 작은 아들 장원오는 교당 청년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속깊은 마음공부로 내면을 살찌우는 참 공부인되기를 서원하는 그가 과제를 밝혔다. "이제는 참 나를 발견하는 데 주력해야죠. 그리고 교화에 이바지하는 교도로 더 노력하렵니다." 지금도 충분히 맡아진 일에 주인인 그가 '참다움'을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선심 가득한 그의 신앙인의 자세에서 '교도다움'이 흥건하게 번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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