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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의삶 22 / 청소년들의 우리마을 이야기 〈월계·BOOK〉, 할매·할배 마을스토리텔러
대안의삶 22 / 청소년들의 우리마을 이야기 〈월계·BOOK〉, 할매·할배 마을스토리텔러
  • 민소연 기자
  • 승인 2015.10.30
  • 호수 17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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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 대한 관심과 애정, 마을스토리텔링
▲ 염광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마을스토리텔링 과정을 통해 〈월계·BOOK〉을 탄생시켰다.

▲ 〈월계·BOOK〉 귀요미팀은 주변 맛집정보를 SNS형식에 창의적으로 담아내 이목을 끈다.
▲ 청소년들은 지역사회 문제점이나 위험환경에 대해서도 조사, 시사성을 더했다. 이처럼 마을스토리텔링은 책임감과 주인의식도 성장시킨다.
작년 말, 서울 노원구 월계동 주민센터며 복지시설에 갑자기 낯선 책 한권이 등장했다. 제목은 〈월계·BOOK〉, 이 책은 바로 월계동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이 '우리 동네' 이야기를 담아낸 것이다. 염광고등학교 1학년 10반 학생들은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각 팀별로 동네를 탐방하고 취재했으며, 그 과정중에 지역과 교류했다.

스토리(story)와 텔링(telling)의 합성어인 '스토리텔링'이 우리 사회 깊숙이 들어오면서,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있게 전달하는' 그 분야의 폭이 확대되고 있다. 처음에는 영화나 TV, 기업이나 가게 광고에서 주로 쓰던 스토리텔링은 이내 공간으로 주무대가 옮겨갔고, 유적과 설화의 만남이나 역사적 현장 등에서 두루 활용됐다. 이 같은 스토리텔링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인 공동체정신의 부활과 맞물려,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우리 마을'을 그 대상으로 하기에 이른다.

공동체 정신과 맞물려 빠르게 확대

사회복지법인 청운보은동산의 노원1종합사회복지관(관장 차장호)의 '우리마을 청소년들의 스토리텔링' 사업도 이같은 맥락에서 작년에 시작됐다. 노원구 월계동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이 직접 마을을 누비며 문화와 환경에 대해 조사해 그 결실을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월계·BOOK〉이다.

이 책을 만들기 위해, 염광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마을을 어림잡고 마을지도를 그려보는 오리엔테이션을 거쳐, 마을공동체와 월계동의 역사, 지리, 시설, 유례 등을 연구했다. 청소년들의 눈으로 본 지역사회의 자랑거리나 문제점 등의 의제를 잡아 직접 탐사활동에 나서, 한명 한명이 기자가 되고 홍보전문가가 되어본 것이다.

〈월계·BOOK〉은 4개팀이 각각의 개성을 담은 소재와 구성을 보여준다. '귀요미들' 팀은 동네의 맛집 탐방을 SNS 형식으로 풀어냈으며, '박장대소' 팀은 월계동 소재의 근린공원을 조사했다. 'P.P.P'팀은 학생들이 시험기간에 공부할 수 있는 공간과 함께 신호등이나 유해환경 등의 위험지역을 조사해 시사성을 더했다. 인근에 소재한 광운대학교, 인덕대학교의 편의시설과 시민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화장실을 조사한 '사과마을'팀의 내용은 학생뿐 아니라 〈월계·BOOK〉을 접하는 지역주민들에게도 유용한 정보였다.

활동을 이끈 김태은 담임교사와 노원1종합사회복지관 김우태 사회복지사는 "그동안 우려와 염려로만 바라보던 청소년들이 생각보다 마을에 대한 관심이 높음을 알 수 있었고, 동네를 알아가는 과정 속에 세대 간 공감과 소통의 시간을 거쳐 공동체적 지향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해 조금 더 가까이 바라보는 정서적 유대를 통해, 학생들이 지역사회에 더 애정과 책임감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월계·BOOK〉을 통해 청소년들 역시 "누군가 월계동에 대해 물어보면 어떤 질문이라도 대답할 수 있어야 되며, 마을에 보완해야할 점이 생기면 고쳐나가고 마을을 지키며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다짐을 밝혔다. "그냥 지나쳤던 장소들도 더 조사해 더 좋은 마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의견도 많았다. 마을스토리텔링을 통해 내가 속한 마을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커진 것이다.

'달꿈터' 지역의제 발굴과 봉사활동

이같은 관심과 애정은 전국 복지관이며 마을공동체를 지향하는 단체들에서 속속 이어지고 있다. 노원1종합사회복지관은 청소년들의 어른 버전인 '달꿈터'를 작년부터 구성, 월계동 지역의제를 발굴해 올해 3월 서울시 문화재청으로부터 '초안산마을여행' 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단순히 지역을 탐사하고 이야기를 만드는 것 뿐 아니라, 주인정신과 무아봉공을 나투어 봉사활동을 함께 하기도 했다. 노원1데이케어센터에서 어르신들을 만나고 월계·신내 등 초등학교 방과후교실에서 지역과 관련한 전래놀이를 지도했다.

마을스토리텔링은 특정한 설화나 이야기 소재가 많은 곳에서 더욱 활발하다. 제주와 전주, 부산, 서산, 의정부 등에서 지역민이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스토리텔링 공모전을 펼치고 있으며, 서래마을이나 묵호등대마을, 곡성팜스테이마을 등 공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를 끌어낼 스토리텔링이 창작되고 있다.

기획과 연구를 넘어 전문가 양성 열기도 뜨겁다. 특히 마을에 대한 다양한 구전과 풍습을 잘 알수록 좋은 덕에, 늘어가는 노년층에 맞춤 일자리로 각광받는다. 흔히 소외되거나 세대 차이를 겪기 쉬운 어르신 세대들의 역사와 지혜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 분야인 것이다.

스토리텔러, 노년층 맞춤형 일자리로 각광

마을 스토리텔러가 관광과 일자리, 노년 복지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보니 지자체가 앞다투어 양성 중이다. 대구 서구나 부산 감천문화마을, 서울 북촌, 남원 광한루 등에서는 이미 '할매 할배 스토리텔러'가 관광객들을 맞이해 구수한 옛 이야기로 골목골목을 안내하고 있으며, 원기97년 남원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결혼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지리산 둘레길 스토리텔러'를 양성하기도 했다.

최근 문화나 관광, 지역에 관련한 부처나 전문가가 뽑은 트렌드는 '걷기'와 '스토리텔링'이다. 그만큼 지역의 설화나 유적 등과 관련한 이야기를 끄집어내 창의적으로 재가공하는 스토리텔링 능력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예전에는 여행자나 관광객들이 유능한 가이드를 찾았다면, 인터넷 등 이미 정보가 팽배한 현대에서는 좋은 스토리텔러를 만나고자 하는 요구가 큰 것이다.

스토리텔링 능력은 같은 정보를 얼마나 창의적으로 재미있게 전달하느냐에 있다. 총부 성지를 찾는 순례객이나 관광객들에게 교사와 교리의 참 의미를 잘 전달하는 총부의 스타 스토리텔러 한명이 웬만한 홍보나 광고 이상으로 원불교를 더 잘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 11월부터 시작될 '서울 원문화 해설단' 양성과정은 서울과 원불교, 100년 역사를 재료로 한 한 그릇의 멋진 요리를 만드는 과정이다. 소태산 대종사의 초기 경성 교화와 서울 유적지를 바탕해 역사와 인물사, 서울 역사 등을 흥미롭고 맛깔나게 버무려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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