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교화현장에 취재 다니다 보면 흐뭇해지는 순간이 있다. 교정원의 교화정책이 현장에서 살아날 때다.
규모가 크든 작든 이루고자 하는 곳에는 반드시 숨은 공력이 있다. 그 보이지 않는 기운이 생명수가 되어 교화를 살려내는 모습을 보면 내 일처럼 반갑다. 그 뒤에는 전 교도의 합력과 적절한 충고가 조화를 이뤘음을 짐작해 본다.

10월 한 달간은 교화현장 곳곳에서 야단법석이 펼쳐졌다. 야단법석은 교정원 교화훈련부가 기획한 총력법회로, 이날을 기해 신입교도, 잠자는 교도, 비교도, 가족을 초청해 교당마다 교화대불공을 이루자는 취지로 열렸다.

이를 위해 교화훈련부는 포스터, 현수막, 물티슈, 법회자료 등을 제공해 현장교화의 수고를 덜어줬다.

물론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소 늦은 홍보로 1년 교화계획이 짜인 현장에서는 10월4일에 맞춰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갈등이 있었다. 이를 전 교도가 합력하여 교화대불공을 위한 마음으로 뒤늦게라도 준비하여 곳곳에서 야단법석을 열으니, 10월26일 기준으로 접수된 교당별 기념사진만 70여 장이 넘는다.

이런 의미로 볼 때에 야단법석은 성공과 실패를 떠나, 교정원과 현장과의 소통이 만들어 낸 교화의 시너지효과에 대한 평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5·6급지 교당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를 맞는 교화현실을 볼 때에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일을 지내고 난 뒤에는 그 소득 된 바를 상호 피드백을 통해 공유해야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단의 소극적 피드백 문화에 대한 아쉬움도 여기에 있다.

대산종사는 "이 회상을 이끌어나갈 때는 별별스런 재주가 있다하더라도 혼자서는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합의동지(合意同志)와 충고동지(忠告同志)가 있어야 한다"며 "충고동지가 충고할 때는 나를 사람 만드는 충고로구나 하여 무심으로 감사하고 기쁘게 받아들이고, 합의해서 힘을 북돋아 주는 동지가 있으면 또한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하여 항상 무심공부를 표준해서 적공하라"고 원기59년 3월 수위단회에서 법문했다.

야심차게 출발한 원기100년의 시작이 벌써 결산의 시기를 맞아 일주일 후면 총회를 연다. 기대를 잔뜩 안고 출발했기에 아쉬운 점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성급해하지는 말자. 부족한 점은 채우고, 잘한 점은 서로 북돋아주면서 동지 간 정의가 통하고 법이 돈독해지는 즐거운 소통의 장을 만들자. 오직 무심과 감사로 상호 피드백을 통해 행복한 교화공동체를 이뤄가자.

더불어 내년도 기획을 앞둔 〈원불교신문〉에도 독자 피드백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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