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교수칼럼

▲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송대성 교무가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선지도를 하고 있다. 원불교 동선은 미국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송대성 교무 /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선응용학과 교수
세계는 지금도 전쟁 중이다. 중동지역의 끊임없는 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 수많은 내전들 비록 드러나진 않았어도 한반도의 긴장과 중국과 일본의 군사력 강화도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전쟁이 아니더라도 비교적 안전한 나라라고 손꼽히는 미국의 상황은 어떨까? 미국의 현재 인구수는 세계 3위로 약 3억 2천만명이다. 그간 팔려나간 총기 숫자만 2억 7천만 정으로 전체 인구의 84%에 달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늘 테러의 위협에 시달리는 미국이지만 실제로는 총기사고로 훨씬 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있으며 최근 10년간 희생된 사람의 통계만도 40만명을 넘어선다.

본인이 머물고 있는 필라델피아에선 1년간 총기사고 희생자가 300명 초반대로 떨어졌다며 대단히 고무되어 있다. 일년 평균 350명 이상이 희생되다가 사고가 줄어든 것은 가슴을 쓸어내릴 일이나 이런 현상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

최근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 후보가 강력한 총기 규제법을 실시하겠다고 선언하여 크게 이슈가 되고 있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니 형사 범죄자와 가정 폭력범, 정신 병력자들에게는 총기를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총기 판매의 20∼40%에 달하는 총기 전시회와 온라인 구매에서 반드시 신원조회를 실시토록 제도를 개선하고 군사용 자동화기 판매금지와 총기상과 제조사에 소송허용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럼 지금까지 범죄자에게도 총기를 팔고 신원조회도 하지 않고 각종 총기를 팔며 군사용 자동화기를 팔고서도 문제가 발생할 경우 총기상과 제조사에 소송까지도 불허했다니 생각할수록 정말 어이가 없다.

우리는 어느 동포를 죽이려고 무기를 생산하며 어느 형제를 죽이려고 폭탄을 만드는가? 이 작은 지구촌에서 한 공기를 마시고 한 땅을 밟고 있는 우리가 왜 칼을 갈며 살아가야 하는가? 이는 인류가 실로 한 기운으로 연계된 한 가족임을 진정으로 깨닫지 못한 데서 비롯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를 알고서 어떻게 국가나 개인이나 경쟁적으로 군사력과 무기확보에 열을 올릴 수 있겠는가!

일찍이 우리 선현들은 인간을 작은 천지라고 했을 뿐만 아니라 큰 천지와 둘이 아니라고 설파하였다. 우리가 음식을 먹는 것은 천지가 천지를 먹는 것으로 보았으며 엄마의 젖을 먹고 자라는 어린아이처럼 어른들이 곡식을 먹는 것 또한 천지의 젖을 먹는다고 생각하였다. 천지는 곧 큰 부모요 나를 낳아준 부모는 작은 부모로서 인류는 이 천지라는 한 포태에서 나고 자란 한 형제 자매로 파악한 것이다.

인도의 아유르베다에서도 음식물이 지나가는 소화기관을 마하 스로따라고 한다. 가장 큰 순환을 위한 관이란 뜻이다. 음식물 섭취를 통해서 우리는 우주와 관계하고 있으며 그 영양분을 통해서 뼈가 되고 살이 되어서 깊게 하나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러므로 음식물 섭취란 곧 바깥에 있는 우주가 내 안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본다. 호흡의 들고 남은 부드러운 차원의 우주와 인간의 순환이고 사람의 의식도 미묘한 차원의 물질로 보기 때문에 생각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 또한 대우주와의 실질적 교류로 보고 있다. 이는 현대 물리학의 에너지와 파동이론이 과학적 근거를 뒷받침하고 있다.

물질적 차원으로만 살펴보더라도 우리는 천지와 이미 한몸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대각의 안목으로 없어서는 살지 못할 관계로 사은의 큰 윤리를 밝히고 은혜를 알고 실행하는 방법까지 일러줬다. 그 중에도 천지 팔도를 자상히 밝히고 하나가 되도록 해 줌은 인류의 큰 복전이다. 천지와 내가 둘이 아니요, 내가 곧 천지며 천지가 곧 나로 아는 자가 어찌 인류를 향한 뜨거운 사랑이 솟아나지 않을 수 있으며 죽음의 폭탄을 만들 수 있겠는가! 우리 스승님들의 일원주의, 삼동윤리, 하나의 세계 주창은 세계 평화를 실현하는 가장 중심이 되는 사상의 근간이요 전쟁과 살상을 막는 가장 귀한 처방이다. '천지여아동일체 아여천지동심정(天地與我 同一體 我與天地 同心定)'을 어서 알리고 깨닫도록 정성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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