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플랫폼교화, 그안에 삼학 날개 달아야'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
교법에 기반한 문화교화 위해 콘텐츠 중요

어린시절부터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허인성(정릉교당) 교도. 여느 아이들처럼 오락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에 실력이 꽤 좋았는지 오락실 주인아저씨가 싫어했어요. 저는 그것이 지금의 직업을 가지게 된 계기였다고 생각해요. 게임이라고 하는 것의 속성은 경쟁을 통한 성취감이죠."

그는 게임을 통해 '내가 무언가를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것과 '나도 하니까 되는구나', 이 두 가지를 깨닫게 됐다. "게임을 하면 재미가 나고, 요령도 쌓이면서 협력도 하게 되는 등 다양한 변화들이 생겨나요. 그러다 고등학교 때 대학진학을 앞두고 전공 고민을 했죠." 믿을 것은 두뇌뿐이라고 생각한 그는, 두뇌만 가지고도 다 만들어낼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해 Computer Science에 지원했다. 당시에 떠오르는 학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온통 ICT세상이 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입학한 대학에서 그는 각종 이론들을 섭렵했다. 모두 신기한 것들이었다. 어렵기는 했지만 그것이 책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로 실현돼 돌아간다는 점이 매우 신기했다. 그가 이 때 깨달은 것이 결코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은 없다, 하나씩 쌓아 올라가야 한다, 저절로 되는 것은 없다는 것이었다. 평생 취미로 즐기고 있는 서예가 그랬고, 소프트웨어가 그랬고, 인생이 그랬다.

그는 하고 있는 일을 잠시 설명했다. "사람들이 시스템에 구현해달라고 하는 아이디어를 잘 살리기 위해서 설계를 합니다. 그 설계에 따라 개발과 테스트를 진행하고, 마지막에는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시스템에 반영해요. 이런 일은 매우 흥미롭죠.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듣는 것 이에요. 다 만들어놨더니 그것이 아니라고 하면 낭패가 아닐 수 없으니까요" 최첨단 ICT기술이 있다 하더라도, 결국 그것을 꿰어 보배로 만드는 것은 '사람'임을 그는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이야기는 그의 인생에 영향을 준 사람들로 이어졌다. "먼저 강명권 교무님입니다. 강 교무님을 통해 사이버교화에 눈을 뜨게 됐죠. 나우누리, 천리안, 유니텔 원불교동호회 식구들과 교류를 하고, 정기모임을 통해 만나서 우정도 쌓고, 그러면서 교법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는 원기84년부터 교전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당시 매주 회화에 참여하기 위해 교전을 읽던 기억, 서로 자기가 해석한 것이 이런 것이다 주장하던 기억, 그리고 무엇보다 모뎀선으로 PC에 접속하던 그 향수 어린 소리를, 그는 잊지 못한다.

그가 직장에서 만난 선배는 그에게 '공부하는 법'을 배우게 했다. 선배를 통해 본질을 추구하는 공부를 하게 되고, '문화로 세상을 발전시키자'는 꿈에, 서로 깊은 공감을 나눴다. 그와 최규선 교무와의 인연도 지중하다. 생활교화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됐고, 교당의 울타리를 벗어나 생활 속에서 교법이 전해져야 한다는 것과,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이어져야 하고,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회화가 오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백두권 교수님을 만난 것은 제 인생의 행운입니다. 다양한 세상을 이해하고, 사고를 존중하며, 끊임없이 도전을 하는 세상을 꿈꿔왔죠. 그 속에서 제가 배운 모델링 기법을 통해 복잡한 일도 단순화 시켜보고, 풀리지 않던 일도 실마리를 잡히게 하는 등 배운 것을 실생활에 써먹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일과 생활이 별개가 아니라는 그의 생각은 지도교수를 통해 날개를 달게 된다.

그는 최근에는 귀인을 만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정성권 원무와 함께 미래교화의 꿈을 실현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 그 중에서도 온라인은 시공을 초월한다. 그가 미래 교화에 대한 생각을 놓치 않는 이유이다.

"미래 교화는 플랫폼 교화여야 해요. 플랫폼이라고 하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모여서 서로의 이득을 챙겨가는 곳을 의미합니다. 누구하나 손해를 보면 그것은 플랫폼이 될 수 없어요. 그것은 교당이 될 수도 있겠지만 파급력이 큰 온라인이 주가 되어야 합니다. 그곳을 통해 다양한 생각과 표현이 교류되어야 하죠." 그 속에서 재미, 유익, 보람이 발현되고, 삼학이 날개를 달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그의 꿈의 모태이다.

"미래 교화는 문화 교화여야 합니다. 직접적인 법문이나 교리가 아니라 그것에 기반한 문화활동이 펼쳐져야 하죠. 또한 미래 교화는 종교라는 울타리를 넘어서 진리를 추구해야 합니다. 이 플랫폼에서 다양한 종교들이 서로 넘나들어야 해요. 저는 지금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고, 무척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하나씩 돌을 놓고 있습니다."

이 세상을 낙원으로 만드는 일은 교화 활동일 수밖에 없다는 그. 대종사 말씀을 실현할 세상을 만드는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확실한 마인드 맵을 가지고 있는 그가 우리에게 묻는다. "저와 이 사업에 동참하실 분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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