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S TV 개국, 영상교화 새 장

▲ 30일 개국하는 WBS TV는 원음방송 개국 17년만에 그 빛을 보게 됐다. 사진은 원기86년 원음방송 본사(서울) 개국식 때 커팅하는 장면이다.
11월30일 원음방송 WBS TV(이하 WBS TV) 개국과 함께 원불교 영상방송 교화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된다. 이는 기존 종교방송인 불교TV, CBS(기독교방송), 평화방송TV 등의 대열에 합류하게 됨으로써 원불교도 새로운 분야의 종교방송 매체를 갖게 되는 셈이다.

원불교 방송교화 총화체, WBS TV

WBS TV는 지금까지 방송교화를 시도했던 다양한 실험과 성과들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WBS TV는 원음방송 라디오, 인터넷교당, 한방건강TV가 하나가 되는 과정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원기83년 익산에 원음방송 라디오국이개국하면서 본격적인 라디오 방송교화시대가 열린다. 이때에 이미 라디오 개국과 함께 WBS TV를 개국한다는 계획이 세워졌다.

이후 5년이 지난 원기88년 대한민국 유일의 한방 전문 방송채널인 한방건강TV가 위성방송으로 시작하게 된다. 교단 내 원광대학과 제약사, 보화당의 인프라를 기반한 상업방송으로서 WBS TV 종교방송을 위한 수익창출과 방송계 인프라 구축을 계획하고 야심차게 출발하게 된다. 하지만 위성방송인 Sky Life가 유료시청자를 충분하게 확보하지 못하고, 교단 내 한방 인프라 협조가 원활하지 않는 등 재정적·경영적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한편 WBS TV 한 축이 된 인터넷교당은 원기85년부터 영상콘텐츠를 제작하게 된다. 하지만 원기87년 인터넷 시장이 급속히 팽창함에 따라 인원 및 재정문제 등에 봉착한 인터넷교당은 기획실 전산과와 통합해 정보전산실로 개편된다. 여기에 속했던 인터넷 방송팀은 사이버 교화 일환으로 iWON TV라는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iWON TV는 '원불교TV wbn'으로 활동하다가 원기96년 교정원 결정에 의해 원음방송으로 옮겨지게 된다. 원기96년 수위단회에 원음방송과 한방건강TV를 하나로 합쳐 '원불교TV'를 만들겠다는 안건이 상정됐고, 원기97년 원음방송과 한방건강TV의 이사진과 사장이 일원화된다.

WBS TV 개국의 의미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면서 원음방송 라디오, 원불교 인터넷 방송, 한방건강TV는 각자 10여 년 이상 쌓아온 인프라와 노하우를 바탕한 WBS TV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방송이란 본질적으로 불특정 다수 사람들에게 어떤 사실을 알리는 매개체로서 그 영향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TV뉴스를 통해 사람들은 똑같은 사건을 기억하며, 오락 프로그램에서 화제가 된 유행어는 사람들에게 비슷한 개그코드로 작용한다. 다큐 TV 프로그램으로 과거에는 접하기 어려운 고급지식을 배워 누구나 알게 되는 상식이 되기도 하고, TV에 등장한 종교인도 그의 강의가 의미있다면 사람들은 본인이 가진 종교에 상관없이 그를 지지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TV의 파급력은 종교 교화 패턴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됐다. 상생(증산도)방송 프로그램만 가지는 '환단고기'나 '동양학' 강의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워 어느 누가 됐든 종교를 떠나 시청하게 되고, 불교TV에 출연한 유명한 스님의 설법은 무종교인도 즐겨듣는 프로그램이 됐다.

원음방송 WBS TV 총부담당 양용원 교무는 "영상 매체물처럼 불특정 다수의 모든 사람들에게 본질을 그대로 전달하는 데 파급력을 지닌 게 없다"며 "이것은 교무 1인 중심의 교화나 개 교당 중심의 교화에서는 넘을 수 없는 교화방식을 방송매체를 통해서는 가능하게 한다. WBS TV는 인연교화를 떠나 모든 사람들에게 원불교를 쉽게 알리고 교법전달을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다양해진 방송시장

융·복합 방송 시대 파고
각 매체마다 시청층 나뉘어
질 높은 콘텐츠 만들기 주력


원음방송 WBS TV(이하 WBS TV)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 또 있다. 기존 한방건강TV나 30일 개국할 WBS TV와 같은 방송국은 전국에 300개가 넘는다. 이것을 PP(program provider의 약자, '방송채널사용사업자' 또는 '프로그램공급자')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WBS TV 방송이라고 하면 KBS, MBC, SBS와 같은 대형방송국으로서 모든 프로그램을 제작·편성·송출하는 총괄개념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WBS TV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공급하는 곳이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불교TV나 상생(증산도)방송도 이와 같은 경우다.

25년 전만 해도 방송은 KBS, MBC 등이 전부였다. 이들은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 및 편성하고, 공중파로 송출하는 모든 시스템을 갖춘 방송국이다. 하지만 국내 사회환경이 점점 변해감에 따라 무선인 공중파 방송의 한계가 드러나 더욱 높은 품질의 방송매개체가 필요하게 됐다. 이 때 나온 게 유선방송(cable television)이다. 그러나 유선방송을 계기로 방송계는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1995년부터 시작된 유선방송은 유선방송국과 수신자 사이를 동축 케이블 또는 광케이블로 연결해 영상·음악·음향 등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기존 공중파 방송보다 다양한 채널을 보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가장 큰 특징은 유선방송국이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역별로 방송 편성·송출만 담당할 뿐 프로그램 제작은 외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때부터 SO(System Operator: 다채널 방송에 필요한 방송국과 전송 설비, 관리·운영 인력을 갖춘 사업자)와 PP(프로그램공급자)가 나눠지게 된다.

2002년 수백개 채널을 가진 위성방송 Sky Life는 이러한 PP들이 더욱 필요하게 됐고, SO 역시 유선방송과 위성방송이 서로 경쟁하는 체제로 돌입하게 된다. 원불교가 PP로써 한방건강TV를 위성방송 채널177번에 방송하게 된 것도 이 당시였다.

이후 2007년 말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에서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 법안이 통과되면서 방송은 또 다시 새로운 경쟁구도로 윤곽이 잡혀간다.

IPTV는 비디오를 비롯한 방송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일반 케이블방송이나 위성방송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지만, 양방향성이 추가된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일반 공중파 방송이나 케이블방송 또는 위성방송과는 달리 시청자가 자신이 편리한 시간에 자신이 보고 싶은 프로그램만 볼 수 있다. 따라서 TV 방송의 주도권이 방송사나 중계업자로부터 시청자에게 넘어가는 셈이 된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올해 2월 '2014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결과 발표'에 따르면 방송시장 전체 규모는 전년대비 6.3% 증가했으며, 지상파방송과 SO 시장점유율은 감소추세가 유지되고 있는 반면 IPTV가 33.5% 증가해 방송시장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유료방송시장 경쟁 상황은 지상파3사와 CJ계열 PP의 시청 비중이 하락한 반면 종편PP 및 여타 유료채널 성장으로 2012년에 비해 시장구조가 더욱 경쟁적으로 변화된 것으로 보고됐다. 2013년 전체 외주제작비 총규모는 7,269억원, 방송광고시장 규모는 3조 2,42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다양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져가고 있는 SO들 가운데 PP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거 질높은 콘텐츠 제공만으로는 한계에 다다랐다. 과거 KBS MBC만 있던 독보적 방송 시절의 시청층과는 달리 방송매체가 다양해지면서 각 방송매체마다 시청자층이 나뉘어 가는 현재에 있어서 유선방송, 위성방송, IPTV 등 모든 매체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느냐 마느냐가 생존율을 좌우하게 됐다.

현재 원음방송 WBS TV는 위성방송인 Sky Life와 IPTV KT, IPTV SK브로드밴드에 이미 진출한 한방건강 TV의 채널을 그대로 이어받게 돼 기본적 SO 인프라를 구축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더 많은 시청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타 다른 SO에도 진출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져 있다.

WBS TV가 11월30일 개국을 앞두고 있다. 교단은 원음방송 개국에 이어 한방건강TV 진출 등 미디어 교화에 많은 역량을 쏟아왔다. WBS TV 개국으로 본격적인 방송교화 시대를 맞이하게 된 교단의 비전과 과제를 4주에 걸쳐 살펴본다. 1주 영상이 세상을 바꾼다. 2주 원불교TV 개국 준비 현장을 가다. 3주 개국 콘텐츠 둘러보기. 4주 뉴미디어 시대, 영상으로 교화하자.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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