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없이 3개월 쓸 수 있어요”

향기나는 환경 수세미
일찍 알지 못한게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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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당 교도들은 그를 119라 부른다. 교당 트레이드 마크다. 환경 지킴이라고 추겨 세우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20년동안 알게 모르게 환경운동을 실천했다. 밖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내용은 알차다. 환경 수세미 만들기도 그 중 하나.

강동교당 임원명 교도(49‧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요즘 환경 수세미 짜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다. 한 올 한 올 짜는 동안 온 정성을 기울인다. 교당에서 만난 그는 뭐가 좋은지 미소만 짓는다. 나중 알고 보니 나눔의 기쁨을 몸소 실천하고 있었다.

“친정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도, 병원 약 타는 시간동안에도 실타래를 가지고 다닙니다. 바깥에서 짠 것은 바깥에서 짠 것은 바깥에서 거의 소화합니다. 버스 안 앞사람, 옆사람 뿐 아니라 친정 식구와 병원 간호사들에게 나눠주면 너무 좋아합니다.”

보통 한 개 짜는데 걸리는 시간은 12분, 그가 짠 환경수세미는 이미 전국구가 되었다. 교당 방문을 하는 손님에서부터 안면이 있는 사람 누구에게나 한 두 개씩 선물한다.

“자꾸 짜다보니 모양이 예쁘게 나옵니다. 씽크대 수도꼭지에다 걸 수 있도록 고리도 만들었어요. 단점을 보완해서 만들었기에 편리합니다. 현재 모양은 많이 발전된 것이죠.”

자세히 살피면 둥근 방석과 딸기 모양이다. 우선 호감이 간다. 색색의 완성품들이 얼굴을 내민다. 하나씩 완성될 때면 활짝 웃는 그의 모습이 감동이다. 눈빛을 주자 그의 수세미 예찬론이 이어진다. “육고기 기름을 빼고는 세제없이 지워지니 신기하기만 합니다. 스텐종류는 반짝반짝 윤이 납니다. 세면대는 문지르기만 해도 깨끗합니다. 세제없이 3개월 쓸수 있어요. 이렇게 좋은 것을 일찍 알지 못한게 유감입니다.”

이미 그의 솜씨는 교당 뿐만 아니라 인근 그릇 집에도 소문이 났다. 약국은 또 어떤가. 한 마디로 물물교환을 한다. 그의 지도로 교당 교도들이 이번 대각개교절을 앞두고 1천개를 짜기도 했다. 올림픽공원을 지나가는 시민들은 물론 교당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그냥 나눠주기 보다 환경의 중요성을 이야기 했다. 반응이 좋았다.

“환경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어요. 이날 교도들이 나눠준 조그마한 선물이 곧 세상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바로 사용할 수 있잖아요. 저는 하루에 기본으로 10개는 짭니다. 아침 일하러 가기 전 몇 개 짜고 돌아와서는 원음방송을 들으면 짭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하다 보니 집중도 되고 마음공부가 절로 돼요.”

그는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한다. 신문이나 뉴스에 나오는 환경에 관한 이야기는 그의 관심거리. 몸소 실천하는 행동가다. 자녀들을 면 기저귀로 키운 일, 아파트 주변에서 수거한 쨈병과 유리병을 소독한 후 재활용한 이야기, 헌옷 수거함에서 가져온 청바지로 신발주머니를 만들어 아파트 주민들에게 나눠주었던 일, 남편과 자녀들이 자신이 만든 음식을 좋아한다는 자랑 등을 듣고 있으니 시간이 꽤 흘렀다.

“평소에도 환경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환경과 건강에 좋지 않은 것들은 법적으로 말렸으면 합니다. 후손들에게 좋은 공기, 깨끗한 물을 물려 주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남은 음식을 남기지 않고 먹는 것도 애국입니다.”

다시 그의 손길이 바빠진다. 바구니에 담긴 녹색, 청색, 적색, 분홍색, 오렌지색 실타래가 순서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참 후 몇 시간 동안 만들어 놓은 환경수세미를 활짝 펼쳐 보인다. “꽃 모양 같지 않아요?” 한마디 툭 던지는 그의 말속에서 꽃 향기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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