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원보본(追遠報本)의 달인 6월을 열면서 총부와 각 교당은 육일대재를 봉행하였다. 묘위가 보고된 1만 7천여 영위에 한정되지 않고 제불제성과 부모선조, 그리고 일체생령에게 정성을 올리는, 세상에서 가장 큰 제사이다. 불생불멸과 인과보응으로 돌고 도는, 시작도 끝도 없는 이 우주에서 헤아릴 수 없는 모든 영혼에 대한 향례인 것이다. 이렇듯 국한 없는 낙원세계를 건설하고자 하는 정법회상이 궁극적으로 세계교화를 지향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산종사는 사오십년 결실 교단이 국내에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었다면 사오백년 결복 교단은 해외교화가 제1의 과제임을 천명하셨다.

우리 교단이 반백년 성업을 마치고 해외교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던 즈음 한국경제는 수출에 주력하는 발전전략으로 고도성장을 이루어 내고 있었다. 이 시기에 국제화는 우리 상품의 수출과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를 의미하였다. 인적 교류에 관해서도 유학이나 이민, 해외 여행 등이 중시되었다. 외국의 지식과 문화를 수용하고 해외시장을 직접 개척하는 외향적(outbound) 국제화가 중심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내향적(inbound) 국제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정식으로 외국인 등록을 한 80만여 명을 포함하여 1백만을 넘어섰다고 한다. 우리 국민과 결혼한 외국인과 우리 기업에 취업한 외국 근로자, 우리 대학에 진학한 외국학생, 그 외에 다양한 직종에서 국내에 근무하는 외국인 들이다. ‘미수다’라는 TV프로그램에서 우리말로 수다를 떠는 외국출신 여성들이다 대학캠퍼스에 넘쳐나는 외국인 학생들이 이러한 변화를 실감나게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해외 현지에서의 교화도 중요하지만 국내에서의 외국인 교화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해외교화가 해외의 우리 교민 교화의 단계를 넘어서려면 외국인 교역자의 양성과 이들을 통한 우회교화가 필수적이다. 또한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은 해외 현지의 외국인에 비하여 우리의 전통과 사상, 문화에 대한 관심이 크다.

특히 우리 젊은이와 결혼하여 입국한 중국이나 베트남 등 주변 국가 출신의 여성들은 우리 국민으로서 미래 국민의 어머니들이다. 우리 사회의 다문화 현상을 촉진하고 있는 이들의 모국은 급속한 변화와 발전 과정에 있다. 이들이 한국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여 자신의 모국에 자부심을 가지고 2세들을 두 나라 언어의 구사가 가능한 지역전문가로 키워낸다면 우리 사회의 국제화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들의 일부가 정법의 사도가 되어준다면 세계교화의 새로운 길을 활짝 열어줄 것이다.

이미 서울외국인센터의 외국인근로자 교화나 남원교당의 결혼이주여성 지원 등은 긍정적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영어로 법회를 진행하는 교당을 우선 사이버공간에서라도 개설하여야 하고, 외국인을 위한 선요가센터 개설, 결혼이주여성의 국내 적응 지원, 다문화 가정 자녀에 대한 대안교육, 외국인근로자의 인권보호 활동 등과 병행한 외국인 교화노력을 하루빨리 강화해야한다.

<장충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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