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공부 33

▲ 나성제 교무
그동안 전국적으로 극심한 가뭄 속에 모든 사람들이 기다리는 호우복비(好雨福雨)가 삼일동안 한순간도 쉬지 않고 내렸다. 주위에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있는 단풍잎들이 메말라서 축 늘어져 있더니 이 단비를 맞고서는 생생하게 살아서 춤을 추는 것 같다. 훈련원 주위에 계곡물이 철철 넘쳐 오색 단풍과 어우러져 하나의 장관을 이루니 그대로가 심신의 치유가 되는 듯하다. 이렇듯 세상은 모든 것이 은혜이다.

대종사는 온 천하사람이 다 알아야 하고 다 실행해야 할 길로 공부의 요도와 인생의 요도를 가르쳐 주셨다. 그것은 곧 신앙의 길이며 수행의 길이다.

일원의 진리를 종지로 하여 삼학팔조로 공부를 하고, 사은사요를 실천하는 길로서 천하의 대도를 드러내시고 만생령의 길을 밝혀주셨다.

삼학수행으로 부처님의 인품을 조성하여 결국 육근 동작을 통해 나투어지는 것은 감사와 보은봉공이다.
인격이 만들어지지 않고 감사와 공익생활이 나올 수 없고 나온다고 해도 일시적이다.

감사와 공익생활을 하는 사람이 인격이 갖추어지지 않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신앙과 수행은 동시에 서로 맞물려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오직 모든 것에 절대감사와 정신 육신 물질로 베푸는 삶의 연속이다.

이 세상은 조판될 때부터 은혜덩치로 형성이 돼 왔다. 우리는 수많은 경계 속에 살아가지만 그 경계 자체가 은혜이다. 마치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듯이 경계를 떠나 살 수 없고 그 경계는 곧 우리 삶의 바탕이 되며 본원이 되는 것이다.

대종사는 사은으로 밝혔다.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이다.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가 있다면 그 보다 더 큰 은혜는 없다는 것이다.

나에게 해(害)가 돌아오는 것은 해유자작(害由自作)으로 나와의 이해관계 때문이지 근본적으로는 모두가 은혜관계이므로 원망할 일이 있더라도 은혜의 소종래를 알아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라고 한 것이다. 이러한 이치를 알아서 감사하는 마음과 보은하려는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세상의 모든 것은 다 나의 이용물이 되고 도움을 주는 것이 되지만 그렇지 않고 원망심이나 이기심으로 대한다면 자연히 나에게 해독이 올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감사생활만 하는 이는 늘 사은의 도움을 받고, 원망생활만 하는 이는 미물에게서도 해독을 받는다'하였다. 절대감사를 하고 봉공생활을 하려면 깊은 공부로 마음을 비우는 수밖에 없다.

마음에 욕심과 집착으로 뭉쳐진 업이 소멸되고서야 저 높고 넓은 하늘을 우러러보나, 광대한 대지를 굽어보나, 만물을 대하나 걸림이 없고 원만한 관계가 되어지고 만나지는 인연마다 상생상화의 꽃을 피울 수 있고 마침내 무아봉공의 인격을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우인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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