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원 새 집행부가 들어섰다. 인사위원회가 구성되고 원기 101년도 인사가 진행될 것이다. 교정원이 새로 구성되고, 교구장들이 연쇄 반응으로 변동이 적지 않을 것인 만큼, 새해 인사 규모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사처에 바라는 바는 무엇보다도 적재적소에 합당한 인사를 배정하는 것이다. 인연따라, 연조 따라 자리를 안배하는 관행을 그만두라는 것이다. 모든 것에 우선해서 실력과 지자(智者)를 본위로 하는 교법정신을 실천하는 인사가 되어야 한다.

특히 개선해야 할 점은 교단의 요직을 회전문식으로 돌아가며 차지하는 특혜를 없애야 한다. 교정원장, 감찰원장이나, 총부 부서장을 지낸 사람이 다음 임기를 6급지 교당에서 근무하는 풍토를 세운다면, 교단의 모습은 일거에 달라질 것이다. 종법사나 수위단원 등 교단의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증진될 것이고, 총부를 향한 지방 교무들의 관심과 애정이 급상승할 것이다.

이번 인사에서도 김순익 교무는 자신이 총부에서 재정산업부장으로 6년간 근무한 만큼, 6급지 교당으로 발령을 받아 교화현장을 몸으로 체험하고, 어려운 곳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법동지들과 애환을 같이하며 재미있게 교화하고 싶다는 뜻을 강하게 나타내 보이고 있다. 6.25전쟁 후 빨치산들이 수시로 출몰하는 사지인 운봉교당에 정산종법사는 장녀인 송영봉 교무를 발령함으로써 교단 인사에 대한 모든 불만을 일거에 해소하는 최고지도자의 격있는 취사행을 보였다. 김교무는 대산종법사의 조카이다. 이런 사람이 이런 고결한 뜻을 발하였으니, 얼마나 값진 정신인가. 김교무의 귀한 뜻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사처는 유념하길 바란다. 김교무처럼, 중앙총부의 요직을 지낸 사람들이 교단의 어려운 곳을 스스로 찾아나서서 동지들과 간난을 함께 할 수 있는 큰 희망을 창출했으면 좋겠다.

아울러 대기자를 더 이상 양산하지 말고, 기존의 대기자들에게 적재적소를 찾아 일자리를 주라는 것이다. 지금 교단은 현직 전무출신이 부족하다. 그래서 기간제 전무출신을 모집하고, 정무를 권장하고 있다. 복합적인 원인으로 전무출신 지원자가 급감하고, 퇴임자는 늘어만 가는 실정이다. 이런 마당에 대기자를 방치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더욱이 적절한 자리에 인사하기가 용이치 않다는 이유로 특정인을 오랜기간 대기자로 남겨 두는 것은 삼가야 한다. 물론 대기자의 입장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곳이 아니라는 이유로 인사처의 인사 권유를 무작정 받아 들이지 않고 대기자로 남아 있는 것도 옳지 않다. 대기자란 호칭도 듣기 좋은 호칭이 아닌 만큼, 적절한 호칭을 새로 찾았으면 좋겠다.

또한 대기자들에게 용금 한푼도 주지 않는 것은 자비 교단의 모습이 아니다. 아무리 교단 재정이 열악하다 하더라도 기본용금은 지급을 해서 전무출신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은 지켜낼 수 있도록 해야 교단을 위해 전무출신할 사람들이 이어서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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