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청소년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

▲ 45인승 버스를 개조해서 길 위의 청소년들을 위한 휴게서비스 공간과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포텐(FORTEN)버스.
▲ 이동청소년쉼터 '포텐' 전종수 소장.
▲ 포텐 의료버스에서는 상담, 위생·성교육 등 교육, 진료과별 의료상담 등이 진행된다. (사진=포텐)
우리 주변에는 가출의 위험, 위기에 놓여있는 청소년들이 있다. 이를 실천에 옮겨 거리로 나오게 된 '거리 청소년'은 가족이나 사회와 유대가 끊어지거나 약해 거리에 노출되어 있는 노숙 및 배회 청소년을 말한다. 사람들의 부정적인 편견과 달리,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고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는 많은 학생 중에도 거리청소년들이 있다.

오랜 시간 방임, 가출, 위기상황 등으로 질병에 노출돼도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거리청소년들에게 의료서비스 및 보건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의료특화형 이동쉼터'가 운영되고 있다.

의료특화형 이동쉼터는 거리청소년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만, 현재 이를 운영하는 단체는 전국에 3곳 뿐이다. 의정부시 이동청소년쉼터 '포텐'의 전종수 소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 들어본다.

- 이동청소년쉼터는 어떤 곳인가

이동청소년쉼터 '포텐'은 45인승 버스를 개조해서 찾아가는 상담서비스를 한다. 해마다 가출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늦은 시간 밤거리를 배회하는 청소년들에게 상담·의료지원 뿐만 아니라 청소년 문화공간을 제공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 쉼터의 이름인 '포텐'은 무슨 뜻인가

포텐은 가능성, 잠재력을 뜻하는 영어단어(potential)의 줄임말이자, 청소년들이 직접 지어준 뜻으로 '십대를 위한'(for ten)이라는 두 가지 뜻을 담고 있다.

-'포텐'은 의정부시에서만 운영이 되는가

전국의 9개소에서 신고 설치 운영되고 있다. 경기도 의정부가 유일한 이동쉼터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 이동형 청소년쉼터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가출청소년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보호시설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길 위의 아이들이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현장에 찾아가서 청소년들을 만나고 조기에 발견해서 위기에 개입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하지 않으면 거리의 많은 청소년들이 위험에 방치되기 때문이다.

- 쉼터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가

45인승 버스를 개조해서 길 위의 청소년들을 위한 '휴게 서비스' 공간을 제공하고, 문화공간과 정보제공, 상담 심리정서 지원 등을 통한 의료상담 등이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의료특화기능으로 매주 금요일 의정부 행복로 거리에서 지역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심야시간 진로상담과 보건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병원진료가 필요한 청소년들을 현장에서 치료동행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 청소년 쉼터 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있다면

아무래도 가족의 구조적인 어려움으로 반복된 가출을 하는 청소년들의 상황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학생들을 거리에서 계속 만나는 것이 마음이 아프고, 지역 안에서의 돌봄과 연계하는 일이 쉽지 않다. 무엇보다 아프면 부모님이나 병원을 찾아가야 할 청소년들이 쉼터를 찾아온다는 현실이 안타깝고 그 청소년들의 건강문제를 이동 청소년 쉼터에서 모두 해결해 줄 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다.

- 재정적인 면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드는데,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가

그렇다. 현재 중앙정부인 여성가족부와 지방정부인 경기도 의정부 시청에서 매칭사업으로 운영보조금을 받아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아무래도 거리 청소년들의 건강문제인,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국가의 지원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단체인 아름다운재단을 통해서 공모사업으로 의료특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민관이 함께 합동해서 이런 부분들을 지원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 곧 겨울이 올 텐데 길 위의 청소년들 더 위험해 질 거란 생각이 든다.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을 위해 우리 시민들이 할 수 일은 무엇일까

가출 청소년이 비행청소년일 거라는 편견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가출이라는 표현보다는 탈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이는 가족의 구조적 어려움이라는 위기 상황 때문이다. 지역 청소년들의 건강한 삶,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전종수 소장은 거리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들이 학교와 가정에서 벗어나 거리로 나온 바로 그 때, 갈 곳이 없어 거리에서 떠돌고 있는 바로 그 순간.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아이들을 제때 지켜주지 못해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도 거리청소년들을 발견하는 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다.

포텐 직원들은 하루에 1만 걸음에서 1만5천걸음씩 걷는다고 한다. 형광색 조끼를 입고서 이동형쉼터(버스)가 세워진 곳을 거점으로 의정부 뒷골목 곳곳 거리청소년들이 있을만한 곳들을 샅샅이 찾아다니기 때문이다. 요즘은 이를 바탕으로 거리청소년 지원을 위한 길거리 지도를 작성하는 앱을 만드는 프로젝트도 겸하고 있다. 한 명의 아이라도 더 찾아내고 보호하기 위해서다.

포텐은 올해 할 일이 많다. 지난 5월 '학교 밖 청소년 지원법'이 통과된 후 여성가족부에 '학교밖청소년지원과'가 새로 설치됐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아이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전종수 소장. "현장에 답이 있다"고 강조하는 전 소장의 눈빛이 밝게 빛났다.

자료 제공/원음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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