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100년, 2015년이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기대와 기쁨으로 맞이한 원기 100년이 아니던가. 참으로 시간의 흐름이 빠르다는 것을 절감하는 요즘이다. 가을비가 연일 내리고 있다. 대지의 가뭄은 해소가 되었지만, 식수와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댐들의 저수량은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다. 비는 잦지만 가을비라 양이 많지 않은 탓이다. 그래도 하늘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이런 비라도 오지 않고 가뭄이 지속되었다면, 사람이 먹고 쓰는 생활용수도 모자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겠는가.

총부의 가을은 참으로 아름답다. 저 멀리 깊은 산으로 가지 않아도 총부 경내에서도 온갖 아름다운 오색 단풍을 감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어느덧 원불교 익산총부는 근대문화유산을 가진 종교성지로서의 문화적 가치에다가 아름다운 수목과 정원을 갖춰서 순례객들이 모여드는 명소가 됐다.

한 해의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 각자 나름의 부푼 희망과 결심으로 시작한 원기 100년도를 보내야 하는 아쉬운 길목에 서서 사색에 잠기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의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정진한 사람도 있겠지만, 사정이 여의치 못해서 마음처럼 현실이 따라주지 않은 사람도 적지 않으리라. 지난날을 거울 삼아, 오늘을 새롭게 하고 내일을 희망차게 준비하였는지 반성해 보자.

돌아오는 새 해는 원기 101년, 원불교 2세기의 시작이다. 원각성존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구원겁래의 큰 서원으로 이 땅에 와서 새 회상 원불교를 개교한 본의와 경륜을 깊이 성찰하고, 재가출가 법형제 모두가 새롭게 태어나야 할 소중한 시점이다.

대도정법인 새 회상 일원대도가 개교한지 100년이 지났건만, 아직 이 세상에는 전쟁과 반목, 빈곤과 불행이 도처에 남아 있으며, 물질문명의 황홀한 발달에 인간의 올바른 정신이 오히려 방황하는 현실이다. 교화에 올인을 하고 있지만, 정법회상을 알아보고 귀의하는 사람이 여전히 귀하다.

인사기를 맞아 이동을 앞두고 있는 교무들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새 임지로 향할 수 있도록 마무리에 만전을 기하자. 원기 101년의 출발을 새 임지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기쁨이 있을 것이다. 이동을 하지 않는 교무들은 현재 근무하는 현장이 새 해를 맞아 더 새로워 질 수 있도록 금년의 할 일을 온전히 잘 매듭짓고, 새 해의 힘찬 출발을 잘 준비하자.

교정원 새 집행부가 바쁘게 움직이는 것 같다. 원기 100년의 기점에서 교단 정책 입안과 추진의 책임을 맡은 지라 마음이 무거우리라 생각된다.

집행부 임사진들은 정신을 가다듬고 원불교 100년 성업의 완수와 교화발전의 촉진을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재가출가 대중들은 집행부를 믿고 이들이 책임 완수를 잘 해낼 수 있도록 신뢰를 하고 합심합력을 아끼지 말자. 총화와 단결만이 우리가 살 길이다. 우리 모두 한 해를 잘 마무리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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