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 위한 핵심전력으로 활약 중입니다"
함장 지휘 철학 '강자와 약자의 합력'
법회 및 훈련, 각종 행사 참석이 그의 힐링법

대한민국 해군은 올해 창설 70주년을 맞았다. 11월11일 해군의 날인 것은 해군을 창설한 초대 해군참모총장 손원일 제독이 선비 사(士) 두 개를 풀어 적으면 11월11일이 되기 때문에 해군은 선비정신을 근간에 둔 신사도를 중요시 여긴다.

해군의 날을 맞아 세종대왕함 양민수 함장은 정읍교당 학생회 당시 지도교무였던 송흥인 교무의 동창 외 지인 30명을 초청했다. 올해 12월로 2년여 함장 임기를 마치고, 내년에는 새로 창설되는 제주해군기지에서 최신예 구축함 여러 척을 지휘하는 전대장을 맡을 예정이다.

부산울산교구 광안교당 교도인 양민수(49·법명 法度) 해군대령은 〈대종경〉 인도품 52장을 자주 봉독한다. '소태산 대종사는 충무공 이순신 제독을 일러 무아봉공과 상봉하솔의 실천, 지덕겸비의 성장(聖將)이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420여년 전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우리나라를 구한 충무공 이순신 정신과 100년 전 개교한 소태산 대종사의 원불교 정신은 매우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양 함장은 세종대왕함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백전불패의 전통을 만들기 위해 세종대왕함이라 명명했습니다. 2007년 5월25일 대통령을 모시고 명명식과 진수식을 거행했죠. 그리고 2008년 12월22일 해군에서 인수 후 취역하였습니다." 그는 해군에서 이지스함 인수를 위해 2007년부터 미국 유학, 현대조선소 파견 근무, 부서장, 부함장, 해군본부 이지스전투체계 주무과장을 거쳐 2013년 12월16일 함장에 취임했다.

2008년 12월 취역식을 한 세종대왕함은 2009년 약 1년간의 전력화 기간을 거친 후 2010년부터 작전에 투입됐다.

"세종대왕함은 적의 장거리 미사일을 수차례 성공적으로 탐지, 추적하는 등 대한민국의 국익을 보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며 세계평화를 위한 핵심전력으로써 활약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전북 정읍시 소재 고부교당에서 원불교를 알게 된 그가 해군에 근무하게 된 인연을 넌지시 건넸다.

"정읍으로 고등학교를 진학해 기숙사 생활을 했죠. 매주 토요일에는 정읍교당 학생회장을 하면서 법회에 출석했고, 일요일 아침에는 충무공 이순신 사당이 있는 충렬사 청소 봉사를 했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하니 아마도 그 인연으로 해군에 와서 세종대왕함장으로 봉사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고교 3학년 당시 해군사관학교와 원불교학과 진학을 고민했던 그였다. 그렇기 때문에 함장 직을 수행하면서도 교리정신을 철저히 적용했다. 즉, 함장의 지휘철학인 '3S(Smartship, Smile, Simple)'에 바탕해 '강자·약자의 진화상 요법'을 응용, '강자와 약자가 함께 합력하는 전통 계승을 위해 강자는 약자를 보살피고 지도하여 강자가 되게 하고, 약자는 강자를 존중하고 도와서 더 강자가 되도록 합력한다'는 것이 지휘철학의 주요 골자다.

함장 지휘표어 역시 '끝도 처음 같이, 남도 나와 같이, 속도 겉과 같이, 궂은일 내가 먼저, 곳곳을 내 집 같이'로 삼았다. 이는 조정근 원로교무가 휘경중 교장시절 강조했던 표어를 세종대왕함 곳곳에 게시해 놓고 전출입하는 승조원들에게 직접 수시로 교육하고 있다.

바다를 지켜야 하는 임무로 유비무환의 정신이 늘 무장되어 있는 그의 힐링법은 '법회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근무지를 이동할 때마다 가까운 교당을 찾아가서 법회에 참석했습니다. 2010년 한·미연합훈련으로 3개월 하와이에 머무르는 동안에도 하와이교당을 찾아갔고, 계룡대 해군본부에 근무할 때에도 계룡교당 법회와 새벽기도를 열심히 다녔습니다. 요즘은 원음방송이 있어서 좋아요. 새벽에는 교산님 교리강좌, 저녁에는 인산님 대종경 강의를 들으며 주옥같은 그 말씀들을 받들고 있습니다. 물론 일요일에는 광안교당에 가서 법회 후 어르신들과 탁구도 치고, 주중에는 동료들과 테니스도 하며 운동으로 피로를 풀기도 합니다."

세종대왕함은 주로 동서남해 바다에서 임무 수행 중이지만 대기차 부산 해군작전사령부나 진해 해군기지사령부에 정박할 때 그는 교당행사는 물론 교구나 교도훈련에도 빠지지 않는 충실한 교도다. 양 함장은 마음공부의 활성화를 위해 경남교구와 협조하여 경남 창원시 진해에 위치한 해군사관학교 법회 개설에도 노력 중이다.

"최근 해사에서 법회를 허락해 추도엽 교무가 생도들을 마산교당으로 데려가서 법회를 진행해요." 해군사관학교에 법당을 마련하고 법회가 활성화되길 늘 기도하고 있는 그다.

세종대왕함에 근무하는 동안 그는 300여명에 이르는 승조원들의 생일도 잊지 않는 함장이다. 균산 최정풍 교무가 쓴 〈여의보주〉 〈은혜편지〉를 선물하면서 늘 마음공부의 소중함을 당부했다.

그의 가족은 해군간호장교로 20년간 근무하고 전역한 전혜선 교도와 아들 명훈과 도훈이 있다. 명훈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최근 해군을 지원해 해군 군수지원함정에서 갑판병으로 군복무 중이다. 그리고 양인경, 양영인 교무가 누이와 동생이다.

그가 전역까지 남은 기간은 10여년. "우리나라의 발전과 세계평화를 위해서 해군을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최근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어서 늘 긴장하고 있거든요. 또 육군·공군·육군3사관학교처럼 해군사관학교에도 법당이 지어져서 법회가 활성화되고 해군의 인성교육에도 마음공부가 적극 전파되는 길이 열리기를 늘 염원하고 있답니다."

사심 없이 교단사에 합력하고, 국가를 위해 헌신 봉공하는 그의 품이 바다 보다 더 넓고 깊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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