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수 대종경 연작판화

▲ 이철수 지음문학동네·각38,000원
우리시대의 판화가 이철수. '동양의 자연관을 바탕으로 한 정신의 언어'(시인·미술평론가 조정권)와 단아한 화풍으로 일상의 깨달음을 새겨온 그가 펴낸 대종경 연작판화집이다. 원100성업회 성업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사업으로, 조형예술인 판화기법으로 재해석된 〈대종경〉이 전시 대장정에 올랐다.

이 판화집은 저자가 3년 여간 원불교 경전을 수없이 곱씹으며, 그 뜻을 목판에 새기고 종이에 찍어내 채색한 결과물이다. 당대의 화두들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저자의 정신과 원불교의 사상이 만나서 공명한 깊은 사유의 결실이다.

'이철수 신작 판화전' 서울 전시 개막식에서 저자는 "삶의 지혜를 번역이 아닌 한국어, 그것도 쉬운 일상 언어로 전한다는 게 〈대종경〉의 특별한 점이다"며 "그동안 선불교의 가르침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려 해온 나의 작업과 통하는 부분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푹 익은 고구마 같다고 할까, 젓가락 한 짝으로 묵을 들어 올리는 느낌이랄까, 쉽고 순수한 이야기에서 그림거리를 찾아내는 게 쉽지 않았다"며 녹록치 않았던 작업과정을 대변한 바 있다.

저자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원불교 개교표어는 물질의 격류를 따라가지 못한 인간의 정신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는 지금, 현대인들이 한번쯤 마음으로 풀어가 보아야 할 질문을 던지고 있다.

"넓은 지혜를 가진 마치 봄꽃 소식 같은 〈대종경〉을 젊은 세대와 원불교를 모르는 이들도 교양서적처럼 접할 수 있도록 작업했다"는 그는 〈대종경〉의 가르침을 205개 판화로 제작했다. 원래 100점이 목표였으나 놓치고 싶지 않은 대목이 많아 300점이 됐다가 다시 200여 점으로 추렸다.

한편 '이철수 신작판화전'은 서울 전시를 시작으로 대구 봉산문화회관(11월10일~15일), 광주 대동갤러리(12월3일~9일), 익산 예술의전당(12월10일~23일), 부산문화회관(12월24일~31일)으로 이어지고, 내년 대전 예술가의 집(1월5일~14일)에서 릴레이 전시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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