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마음·정신 조화시키는 교육
법신·보신·화신 갖춰야 여래

해외 교수칼럼
▲ 송대성 교무

미주선학대학원에서는 학교를 소개할 때마다 항상 바디(Body) 마인드(Mind) 스피릿(Spirit)을 조화시키는 교육을 한다고 발표한다.

인간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가 곧 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이라는 것은 서구에서도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인생이 동서를 막론하고 괴로운 것은 그 관계를 직시하고 그 체계를 바로잡지 않아서 생긴다. 수행은 마땅히 인간 본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인간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을 통해서 세상의 본질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필라델피아의 가을은 유난히 길다. 가을이 실로 아름다운 것은 형형색색의 단풍뿐 아니라 잎을 떨구어 그 뿌리에 거름을 할 줄 아는 보본의 자세일 것이다. 계절이 바뀌면 인간도 집착을 놓고 변화하고자 하며 특히 늦가을이 되면 근원에 돌아가려는 마음이 강하게 일어나는 것은 우주의 섭리가 아닌가 한다.

인간을 한 그루의 나무에 비유해 보자면 가지와 잎은 육신에 해당하고 인도철학에서는 이를 지수화풍 사대 또는 색신(Flesh Body)이라고 한다. 우리의 몸을 관할하는 생각 감정의 마음은 줄기와 몸통에 해당하며 유식(唯識)에서는 안이비설신의 6식 또는 선악으로 업을 짓기도 하고 업을 받기도 하는 주체라 하여 업신(Karma Body)이라 부른다. 뿌리에 해당하는 것은 흔히 영혼이나 정신이라고 부르며 불생불멸하여 영원하며 만유의 바탕과 근원이 되므로 법신(Dharma Body)이라 부른다.

사람은 몸과 마음, 영혼을 두루 갖추었음에도 이 세 가지 몸의 작용에 대해 의외로 무지하여 몸만을 나로 착각하고 살아간다. 마음이 도리어 몸의 종이 되어 몸을 돌보자니 물욕과 칠정의 요동을 불러오고 온전한 정신을 잃어버리며 스트레스가 가중된다. 첫단추가 잘못 끼워져 괴로움은 연속된다.

수행의 필요가 여기에 있다. 행복이라는 집을 지으려면 선을 통해 주인이 반드시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그래서 설계사가 주인의 뜻을 살펴 계획하고 감독해야 목수들은 주인이 원하는 집을 완성하는 것이다. 주인이 책임을 방임하면 설계사 마음대로 집을 계획하므로 결코 원하는 집을 얻을 수 없다. 설계사는 항상 주인의 뜻을 살펴서 설계하고 계획대로 되어 가는지 감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그 의무이지 결코 주인이 아니다.

이렇게 주인과 설계사와 목수의 위계질서가 바로서면 행복이라는 집을 얻을 뿐 아니라 이 세 가지 몸은 조금도 이질감이 없이 혼연일체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원래 한 가족이기 때문이다. 수증기와 물과 얼음이 각각 달라 보이나 기체와 액체와 고체의 형태의 변화일 뿐 본질은 하나인 것처럼 말이다. 마음과 몸이 법신의 나타남과 부림이 되어 하나가 될 때 즉, 설계감독관인 마음은 보신(報身)이라 부르고, 목수인 몸은 화신(化身)이라 부를 수 있다.

혼연일체가 되어 법신, 보신, 화신의 삼신불을 갖추면 이것을 여래라 부르고 본능적 인간에서 신성으로의 전환이라고 하며 세 가지 몸이 조화를 이뤘다고 본다. 나무도 스스로 잎을 떨구어 뿌리에 거름을 하는데 하물며 최령한 인간이 스스로를 가르치고 합일의 길로 나아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 만추의 계절에 세가지 몸의 조화를 통해 행복의 집을 얻기를 기대한다.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선응용학 교수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