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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다툼 없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다툼 없어
  • 장진광 교도
  • 승인 2015.12.04
  • 호수 17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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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이며 내일의 나이다
받아들이는 공부 감사생활을 표준삼아
▲ 장진광 교도
원기66년에 입교했으니, 내가 교도가 된 지 벌써 34년째다. 돌아보면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원불교 마음공부법을 알아 큰 어려움 없이 가정을 꾸려왔고 일원가정도 만들었다.
그러나 아들 가족과 함께 여럿이 살다보니 항상 맑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맑을 날이 있는가 하면 비 내리고 태풍이 부는 날도 있었다.

그런데 묘하게도 살면서 태풍이나 바람 부는 날이 점점 짧아졌다. 나는 그 원인이 마음공부에 있다고 생각한다. 날마다 기도·좌선·교전봉독·사경을 하고 있지만 경계를 대할 때마다 법문에 대조하려는 노력을 놓지 않은 결과가 아닌가 싶다.

나는 평소 두 가지 마음공부 표준을 가지고 공부한다.

먼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공부다. 지금 나에게 펼쳐진 현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야 할까.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의 모습이며 오늘의 나의 모습은 또한 내일의 나의 모습이라 했으니 일단 받아들이는 공부를 하기로 했다.

한번은 친구들과 식사를 하러 가는데 한식과 중국식을 두고 갈등을 하다 비교적 저렴한 분식을 선택해 식당에 들어갔다. 팥죽, 팥 칼국수, 해물 칼국수, 고기만두, 김치만두, 물냉면, 비빔냉면 등 다양한 메뉴가 있는데 나는 해물 칼국수를 선택했다. 그 많은 음식 중에 가장 맛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선택했지만 생각만큼 맛은 없었다.

그러면서 드는 한 생각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을 해야 하고 선택한 그것에 책임을 지며 살아간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모두가 다 잘살기를 원하나 모두가 원하는 대로 살지는 못한다. 마치 맛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수많은 음식집 중에 분식집을 선택하고 다양한 메뉴 중에 칼국수를 선택하는 것은 순연히 나의 선택이다. 그에 대한 결과는 내가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내 눈앞에 펼쳐져 있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에는 고생을 감내하지만 우연히 돌아오는 고락에 대해서는 내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하여 어찌 전생을 부정할 수 있겠는가.

혹여 살면서 '나는 이렇지 않은데 왜 이런 어려운 일이 생기는가' 하고 의심이 들 때는 반드시 전생의 업으로 알고 달게 받아야 한다. 내가 지은 그것을 안 받고 누구에게 줄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나에게 오는 일들에 대해 일단 받아들이게 된다.

그 다음은 무조건 감사생활 하는 공부다. 원불교에 입문한 뒤 나는 일상수행의 요법 제4조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는 법문을 공부표준으로 삼고 있다.

이성택 원로교무는 원음방송 설교를 통해 "감사생활은 사은의 교리를 실천하는 방법이다. 그러니 먼 곳에서 찾지 말고 가까운 곳에서부터, 큰 것보다 작은 것부터 찾아서 실천하자"고 했다. 그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그 뒤로 아침 심고시간에는 "오늘 하루, 은혜롭게 시작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라고 하고 저녁 심고시간에는 "오늘 하루 은혜 속에 마감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고 기도를 한다. 그리고 감사의 기도를 주문처럼 외우며 생활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마음을 늘 유념삼아 챙기다 보니, 남편 부처도 건강한 모습으로 내 옆에 있어 감사하고, 소중한 아들 부처, 손자녀 부처들이 큰 어려움 없이 살아줘서 감사하다. 한때는 허리가 아파 힘들었지만 지금은 걸어서 교당에 나갈 수 있어 더 없이 감사하다. 그래서 열심히 기도생활하고 교도로서 법에 어긋남이 없도록 생활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던 중 이런 일이 있었다. 어느 날 둘째아들이 집에 와서 나를 꼭 껴안고 "엄마, 고마워요. 감사해요"라고 해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그날 새벽에 졸음운전으로 깜빡 졸았는데 큰 사고가 나서 폐차를 하게 됐다고 한다.

놀라운 건 운전했던 둘째아들은 아무 이상이 없었다. 아들은 "모든 게 엄마 기도 덕분이다"고 했다. 그래서 나를 보자마자 고맙다는 인사를 한 것이다. 그 말을 듣고 얼마나 심장이 떨리며 눈물이 났는지 모른다. 나도 모르게 두 손을 모으고 "사은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간절히 기도했다.

우리는 자신의 마음은 들여다보지 못하면서 남의 일에 대해서는 훈수를 잘 둔다. 그것은 남의 일은 잘 보면서 내 일은 잘 들여다보지 않아서이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공부를 해야 한다. 마음공부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선업결연하자는 것이며,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감사생활을 하자는 것이다.

가족이 많을수록 경계가 자주 오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나에게 오는 경계에 매달리며 괴로워하지 말고 바로바로 본래심을 찾아가는 삼학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 청정한 자성불에 대한 믿음을 가꾸고 마음속에 감사와 사랑의 밝은 씨앗을 깊이 심는다면, 우리의 삶은 은혜가 충만한 꽃이 필 것이다.

광주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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