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난과 경제난
먼 얘기가 아닌
내가 교화할 대상 이야기

▲ 배현송 교무
어느 날, 조휴정(법명 수현, 강남교당) KBS PD로부터 교당에서 북 콘서트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취지는 젊은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원불교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자는 것이었다.

나도 평소 어떻게 하면 한국사회에 원불교의 인지도를 높이고,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을까 하고 연마해 왔던 터라 기꺼이 수락했다. 그렇게 기획된 것이 취업난과 경제난으로 웃음과 사랑을 잊고 사는 젊은이들을 응원하기 위한 코믹 맞선 콘서트 '최욱의 BOOK 콘서트'였다.

사실 난 그때까지도 '정영진 최욱의 불금쇼'라는 프로그램도 몰랐고 팟캐스트니 팟빵이니 하는 단어조차 알지 못했다. 다만 잘 갖추어진 법당을 젊은이들에게 내주자는 생각만으로 6월에 일정을 잡았다. 그러나 올해 6월은 메르스로 인해 모든 활동을 접어야 했던 터라 부득이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어서 우여곡절 끝에 10월21일 수요일 밤8시로 다시 날짜를 잡았다.

그때부터는 과연 몇 명이 오게 될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홍보에 정성을 들이기 시작했다. 교당 앞에 현수막을 크게 붙여 놓고 티켓을 만들어 뿌리고 지인들에게 초대권을 보낸 뒤 그날을 맞이했다. 선착순 100명에게는 책을 무료로 주고 200명에게 줄 쿠키를 준비하면서 다녀갈 인연들과의 만남에 설렜다.

오후3시경, 젊은 커플이 도착했다. 최욱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5시간 전에 온 것이었다. 너무도 빨리 찾아온 손님에 당황도 되면서 몹시 긴장된 순간이었다. 다행히 교도들이 일찍부터 와서 안내도 하고 책과 쿠키를 나눠 줬다. 그런데 젊은 청춘 남녀가 끝없이 밀려들어오는 것이 마치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평소 청년교도 한명 한명이 너무도 귀하고 소중했던 터라 계속해서 들어오는 젊은이들의 밝은 모습에 저절로 힘이 솟았다.

어디에 숨어있다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것처럼 주소를 보며 찾아들어오는 젊은이들에게 200개 준비한 쿠키는 턱 없이 부족했다. 보조의자를 동원하고 법당을 가득채운 열기에 문을 전부 열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렇게 시작된 최욱의 맞선 콘서트는 감칠맛 나는 입담에 참석자들이 한결같이 즐거워했다. 웃음과 행복이 넘쳐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한 없이 기쁘고 행복했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요즘 젊은이들의 고충을 느낄 수 있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으로 진행된 BOOK 콘서트는 젊은이들을 잠시나마 위로하는 장이 될 수 있었다. 난 그동안 너무나 무관심 속에 살았음을 절감했다. 뉴스를 통해 접했던 취업난 경제난이 나에게는 머나먼 남의 이야기처럼 들렸고,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이 사회를 헤쳐가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 젊은 사람들이 귀한 교당에서 그 젊은이들을 이해하고 마음을 헤아려 주고 문제해결에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없다는 사실에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교단 제3대 제3회 설계를 하면서 이제는 교화대상자 중심의 교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내용이 떠올랐다.

그리고 3040세대들이 열광하고 있는 팟캐스트는 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Boradcasting)을 결합해 만든 신조어이며, 포터블 미디어 플레이어(PMP) 사용자들에게 오디오 파일 또는 비디오 파일 형태로 뉴스나 드라마, 각종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는 기존 라디오 프로와 달리 방송시간에 맞춰 들을 필요가 없이, 자동으로 업데이트 되는 관심프로그램을 아무 때나 내려받아 들을 수 있게 한 신개념 맞춤형 개인 미디어였다.

지금 우리는 그야말로 방송에서도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송천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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