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선아 교사
순희 : "정희야 선생님이 내준 숙제 다 했니?"
정희 : "야! 너무 힘들어 골이 아프다. 근데 숙제 언제까지 바쳐야지?"
순희 : "니 고것도 모르니? 내가 억이 막혀서… 대주지 않겠다."
정희 : "순희야 좀 대주라. 응. 그거 알려주문 내 가마치 줄게."
순희 : "야~ 난 배가 아파 가마치 안 먹는다."
정희 : "그냥 좀 알려주문 안되니? 세도 쓰지 말구 좀~~"
순희 : "알았어. 그냥 밸 불어나지만 한번만 봐준다."
정희 : "순희야. 욕 받다. 내가 후에 한턱 쏠게."

언어는 맨 시초부터 구어체(입말-북한)에 기초해 발전해 왔다. 구어체의 반댓말인 문어체(글말-북한)는 구어가 가지고 있는 시공간적 제한성을 극복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문어체가 매우 발전되어온 오늘날에 와서도 어느 나라나 일상생활에서 인간은 언어교제를 할 때 구어체를 기본으로 사용하게 된다.

대화내용을 들어보면 우리가 흔히 사투리라고 하는 방언들을 볼 수 있다. 북한의 방언(사투리)은 동북방언, 서북방언이라 할 수 있겠다. 참고로 남한은 동남방언, 서남방언, 제주방언이 있고 북한과 남한의 경기도, 강원도(남·북), 개성지방이 쓰고 있는 중부방언이 있다.

'너무 힘들어 골이 아프다'는 힘들어 머리가 아프다는 뜻이고, '언제까지 바쳐야지'는 언제까지 제출해야 하는것인가라는 뜻이고, '억이 막혀서'는 말문이 막혀서라는 뜻이다. '대주지 않겠다'는 알려주지 않겠다는 뜻이고, '가마치 줄게'는 누룽지를 주겠다는 뜻을 표현한다.

또한 '세도쓰지말고 좀'은 쪼잔하게 놀지 말고 라는 뜻이고, '밸 불어나지만'은 짜증나지만이라는 뜻인데 밸은 창자를 뜻하는 말이다. '욕 받다'는 감사함을 표현하는 말이다.

북한 구어체는 이 외에도 많은데 벤또, 간난처럼 일본어를 그대로 쓰고 있는 것도 있다.
최근에는 휴대폰을 '따그다'라고 중국어가 유입되어 북한식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그럼 몇 가지 사투리를 살펴보자.

씩씩하고 멋있다-끌끌하다, 핸섬하다-멀쑥하다, 파카-솜동복, 카펫-주단, 축의금-부조, 장인-가시아버지, 싱크대-가시대, 스카프-목수건, 머플러-목도리 혹은 마후라, 마트-상점, 가르쳐주다-배워주다, 가래떡-떡국대, 립스틱-구홍 혹은 입술연지, D·C(할인)-에누리, 플래시(랜턴)-전지, 티슈-위생지, 밥솥-밥가마, 도시락-벤또, 패스트푸드 가게-청량음료점, 찻잔-고뿌, 상추-부루, 목폴라-도꾸리, 스캔들-부화사건, 리모컨-요킁치(중국에서 들어옴), 트렁크팬티-마대빤쯔, 포커-주패, 타월-세수수건, 코미디언-희극배우, 캔-깡통, 와이프-안까이(함경북도방언), 성냥-비시깨, 물건 등이 싸다-눅다 등이다.

북한에는 또한 지방에 따라 특유의 이름이 붙여지고 있다. 자세히 보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것들이다. 함경남도 북청군-덤베북청, 함경남도 함흥시-함흥얄개, 개성-개성깍쟁이, 황해도-뗑해도, 평양-평양노랭이, 강원도 고산-털고산, 진고산, 풍고산, 물고산 등이 있다.

한겨레중·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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