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2세기, 세계화 준비해야
국제사회 교법 활용도 높아질 것
밝은 미래 위한 준비 서둘러야

▲ 김계원 도무
UN(United Nations)과 NGO(Non Governmental Organization) 그리고 UR(United Religion)이 출범하게 된 동기는 같다. 서로 다르다고 생각되는 것을 통합하거나 혹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출발의 본의는 좋으나 UN 안에는 상임이사국이 있고, 수많은 NGO 단체 중에는 대형 기업 못지않은 민간단체들이 있다. 그리고 종교는 보이지 않는 판위의 폭력으로 인류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다시 말해 모든 조직의 존재는 탄생 배경과는 다르게 근본적으로 강자와 약자 사이의 위화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위화감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상대적인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만들면서 강자와 약자가 서로 경계의 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만약 이런 해석을 기정사실화 한다면 어느 조직이나 차별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분별성과 주착심을 만드는 주체의 마음상태에 따라 당사자가 느끼는 업의 강도와 형태는 달라질 것이다. 이때 서로 다른 것을 차별이 아닌 차이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최소한 개인의 행복감은 보장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을 조직에 대입하면 지금 인류사회가 느끼는 반목 역시 사라질 것이다.

필자는 현재 전무출신을 서원하고,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을 무대로 NGO 국제구호활동을 하고 있다. 지역의 상황에 따라 긴급구호, 교육, 지역개발 그리고 백년성업 실현의 일환으로 'CURE100(Children's Hope Project; 세계어린이 희망 프로젝트) 의료서비스 지원활동을 하며 반목보다는 은혜확산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과업을 수행하는 것이 타인의 행복을 되찾아주거나, 타인의 행복을 보장하는 일이어서 때로는 나의 행복이 이 일을 통해 지속될 수 있을까 하는 기우에 빠지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대종사와 역대 스승의 법맥을 이어 실천하는 동료들을 보며, 나 역시 스승의 가르침에 회귀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면 개인, 사회 그리고 조직이 순화되는 것을 몸소 체감할 수 있다.

한 예로 미얀마 대학생들의 장학지원이 시초가 되어 그들이 스스로 삼동유스클럽을 조성하고 지금은 교육을 받을 여건이 되지 않는 시골 마을의 유초등학생들을 위해 클럽 멤버들이 자발적으로 모금 활동 및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를 스스로 변화 시키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원불교 교전〉을 보고 싶다며 궁금해 하기도 한다. 스승을 모시다가 또 다른 스승을 만난 느낌이다. 대사회 활동 및 국제교화의 시작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스스로 자신이 은혜를 받은 것을 철저히 깨닫고, 그 은혜를 타인과 그리고 다른 조직과 함께 나누는 것이다.

원불교는 창시 이후 새로운 100년을 맞이하는 기점에 서있다. 첫 100년은 대종사를 위시로 한 수많은 선진들이 전 인류, 전 세계에 교화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국내와 국외 여러 곳에 씨앗을 뿌린 기간이었다. 앞으로 새로운 100년은 모든 것이 글로벌화 된다. 온·오프라인의 분별이 사라지고 있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 교화의 장과 교법의 실천 무대를 전 세계로 펼쳐가야 한다는 인지의 과정이 필요하다.

국내의 교화가 정체기에 있다고 낙망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익숙한 곳에 안주하기보다, 각기 다른 나라의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본래 국한이 없는 우리의 교법을 더욱더 널리 활용할 국제 무대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인프라를 서로의 필요에 따라 상부상조한다면 교화의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연탄재가 되기로 마음먹는다면 앞으로 우리 교단의 100년은 점차 밝아질 것으로 믿는다.

안도현 시인의 시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따뜻한 사람이었느냐?'를 되새기며.

삼동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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