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교무의 교과과정은 보편적이고 개방적인 인물을 지향하는가 아니면 정체성 있고 훈련된 인물을 중시하는가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이는 학부는 정체성과 훈련된 인물을 대학원은 보편적이며 개방적인 교육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방향에서 교단의 예비교무 교육목표와 육영기관들의 교육목표 사이에는 일관성이 있어야 바라는 인재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육영기관은 최상의 목표를 위해 분업화하고, 특수화해야 원하는 교육을 할 수 있다.

충북대학교 김도현 교수는 '육영 교육기관 교육의 질에 대한 평가와 제언'에서 "예비교무의 교육과정의 조정과 개선에 관한 심의와 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교육심의위원회' 산하에 예비교무 교과과정에 관한 연구기관을 둘 필요가 있다"며 "예비교무의 교과과정이 개방성을 추구하여 하는가 아니면 정체성을 추구해야 하는가 하는 것은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급한 결론보다는 오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원광대학교와 영산선학대학교 원불교학과를 놓고 볼 때, 원광대는 인접학문의 학점 이수와 종합대학의 성격 상 개방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 영산선학대는 철저히 정체성을 추구하는 형태를 띄고 있다.

김 교수는 "실천교학에 있어서 학부수준에서는 가능한대로 교화실습의 높은 수준이 몸에 배도록 하고, 실천교학의 비중이 높은 대학원에서는 원리의 이해와 개발에 치중하는 것이 좋다"며 "실천교학에서 교당운영론이나 설교학, 교화단조직관리론과 같은 과목은 교화 실습이 주가 될 것이 아니라 교화와 관련된 원리의 이해와 개발, 그리고 그 원리의 적용이 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과과정 개선을 위한 평가는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의견개진의 수준에서는 이뤄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상호 이해가 충돌하면서 개선이 안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이를 위해 예비교무 교육과정평가 기구를 설립해 수요자의 요구를 조사하고, 교단의 미래 비전, 다양한 연구를 종합해 교과과정의 실효성을 주기적으로 평가 컨설팅해야 한다. 교육평가는 학생평가와 제도평가다. 평가의 기준은 예비교무 교육의 수요자인 교단, 교도, 현장교무, 사회 등으로부터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서원교과 과정은 교육적 활동은 매우 중요하다. 서원교과는 수양력과 취사력을 집중 공부하는 교과로 성직자의 자질과 품성을 기르는 데 중요한 과정이다. 서원교과 과정에서는 활동, 점검 위주로 되어 있어 질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염불과 좌선의 경우 그 실시 여부만 체크할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질적인 지도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학부와 대학원의 연계 부분에 있어서 김 교수는 "대학원 전문학위의 경우 논문을 폐지하고 학점을 강화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학부 4학년은 약간 느슨하게, 대학원 1학년은 약간 강하게 방향을 잡는 것이 좋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육영기관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는 교육행정 부서, 교과과정, 서원관 지도, 교수 및 예비교무 등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환경과 시스템을 갖췄다 하더라도 그 교육을 수용하는 수요자(예비교무)들의 교법에 대한 열정이 살아나지 않으면 무의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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