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교우회 어려움을 내실화 기회로
구성원간 친목으로 내실 다져
교우회 젊은 리더들 주목해야

▲ 성균관대학교 교우회 법회 모습.

사회 현실이 각박해져감에 따라 대학가들의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 동아리 활동도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외면 당하기 일쑤다. 대학생 교화가 점점 침체되어 가는 이유 중 하나다.

이러한 분위기 탓에 각 대학생 교우회 활동도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하지만 그만큼 내실로 승부를 걸기도 한다. 지난달 있었던 원불교대학생연합회(이하 원대연) 제38차 정기총회에서 우수교우회 1등을 차지한 성균관대 교우회(이하 성원회)가 그랬다.

올해 성원회는 추운 겨울처럼 외연을 넓혀가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그래서 내적으로 더욱 성숙해지고 단결하기로 했다.

성원회 오세진 회장은 "대학생 교우회에 사람들이 많지 않아 회장으로서 걱정이 많은 건 사실이다"며 "그러나 내적으로 더 발전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부 결속이 먼저라는 생각에 운영방향을 잡게 된 것이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성원회 내부를 살펴보니 법회만 볼 뿐 회원들끼리 그리 친하지 않았다. 오 회장은 원기100년 회장을 맡으면서 먼저 서로간 교류와 친목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생각했고, 서울대학생연합회(이하 서대연)와 원대연에서 일명 '잘 되는 교우회'를 보면서 끈끈한 단합심들을 많이 배우려 노력했다.

그는 "신입생 중에 힙합동아리에 다니는 친구가 있었는데 법회는 잘 안나오는 편이었다"며 "하지만 나오고 안 나오는 것을 탓하기보다, 우리가 먼저 그를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느 날 힙합동아리에서 주관한 무대에 그 친구가 공연을 할 때, 성원회가 단체로 그를 위해 응원했다. 생각지도 못한 응원에 그는 감동을 받아 성원회의 진정한 멤버로 거듭났다.

이 외에도 평소 회원들을 챙겨서 함께 식사하기, 채팅창에 감사릴레이 올리기 등 함께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단단하게 결속을 다져가고 있다.

▲ 전남대학교 교우회는 4년간 가등록 동아리로 어려움을 겪다가 10월9일 정식 동아리로 등록했다.
한편 전남대 교우회(이하 전원회)는 올해 4년만에 가등록 동아리에서 정등록 동아리가 되면서 활동을 재개했다.
38년이란 짧지 않는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4년 전 회원들의 군입대와 휴학으로 인원 감소 등 여러가지 이유로 동아리 제적을 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전원회가 가등록 상태로 활동하던 원기99년에 회장을 맡게 된 김종원 회장이 임기 중에 받아들여야 했던 사명감과 부담감은 적지 않았다. 그는 "임기가 끝나는 원기100년에도 동아리 정등록을 못한 채 졸업하게 되면 후배들이 너무 힘들어하지 않을지, 또는 동아리가 더욱 작아져서 없어지지는 않을지 걱정이 많았다"며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걱정스러운 상황이지만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전원회가 다시 활성화되고 정등록된 동아리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신입생 유치가 먼저였다.

여기에 김종원 회장과 전원회 구성원들, 그리고 중흥교당 청년들의 합력이 큰 도움이 됐다.

중흥교당 청년들에는 전원회 출신들이 많았고, 자연스레 선후배 만남으로 이어져 대학생·청년 합동법회로 발전했다. 서로 알뜰히 챙겨주고 이끌어주는 분위기는 자연스레 신입생 등이 들어오게 되는 좋은 계기로 이어졌다.

김 회장은 "후배들이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선배들이 친근하게 구성원들 관리에 노력해 주었고, 후배들도 그런 선배들을 잘 따라줬다"며 "동아리 운영은 매주 법회에 유도은 교무님이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고, 친목 활동들도 자주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불교를 아직 잘 모르는 동아리 후배들에게 원대연이나 원청, 새삶회 등 다른 곳의 행사에 참여하도록 권유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마음공부를 알게 하는 등 이러한 것들이 직·간접적으로 대학생 교화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결국 전원회는 정식동아리로써 10월9일 승격을 받고, 11월3일 동아리방에 일원상 봉안식까지 거행했다.

성원회와 전원회의 젊은 리더들이 커나갈 수 있는 데에는 담당교무들의 숨은 노력과 교당 지원이 크게 자리잡고 있음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교단의 주인된 심경으로 교우회를 발전시키려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미래의 교도회장, 교화단장의 모습이 그려진다.

청소년 교화 가운데서도 대학생 교화는 더더욱 어려워 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교단은 좀더 세심한 관심과 함께 대학생 교우회를 통한 젊은 리더들을 키워내는 전략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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