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세대 젊은이들 모여들어
마을공동체 안에서 전환찾기

▲ 서울도시농부들이 6일 '전환마을은평' 창립총회를 갖고 전환마을부엌 '밥·풀·꽃'을 개업했다.
현 사회를 위기로 볼 것인가, 전환의 기회로 삼을 것인가.
서울도시농부들이 생태계와 공동체, 먹거리와 에너지 전환을 위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6일 '전환마을은평' 창립총회를 갖은 활동가들은 1년간의 준비 끝에 전국 최초로 전환마을을 선언했다.

이날 대표로 임명된 소란(법명 유원정)은 "지난 한 해 동안 정해진 틀은 없지만 풀학교, 퍼머컬처학교, 발효학교, 자립자족학교, 짚풀공예학교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가능성을 타진했다"며 "뭇 생명들과 함께 놀고 마을 안에서 더불어 살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로 오늘을 맞이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전환마을은평은 틀을 넘나드는 곳이어야 한다. 마을공동체 안에서 같이 살아가면서 위기에 빠진 생태계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함께 고민하고 그 전환점을 찾아가는 게 목적이다"고 말했다.

대부분 30~40대 젊은이들로 이뤄진 전환마을은평 구성원들은 갈현텃밭이라 불리는 서울 은평구 갈현도시농업체험원에서 만난 도시농부들이다. 그린벨트가 51%에 달하는 은평구는 10년 전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 의해 도심 한복판에서 농사가 시작됐다. 특히 젊은 청년들의 유입이 많아 다양한 교육과 홍보, 캠페인을 통해 도시농업, 로컬푸드의 가치를 알리자 뜻을 함께한 사람들이 전환마을은평 활동가로 참여하게 됐다.

이제는 더 나아가 도시텃밭에서 생산된 친환경 먹거리가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유통될 수 있게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도 노력을 쉬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전환마을은평 창립총회와 함께 로컬푸드친환경식당 전환마을부엌 '밥·풀·꽃'이 개업했다. 이곳은 도시농부들이 직접 생산한 친환경 먹거리 재료를 이용해 낮에는 일반식을 제공하고, 밤에는 20명의 요리사가 매일 각자의 특성에 맞춰 색다른 술상을 차려 음식을 판매한다. 재기발랄한 청년들의 소박한 식당이면서도 도시 최초 로컬푸드점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개업 하는 날, 이들은 동네를 한 바퀴 돌며 풍악을 울렸다. 이는 전환마을은평이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전환이기도 하지만 지역 내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으로 뻗어나가고자 하는 바람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소란은 "에너지와 먹거리는 이 시대의 일대 전환운동이다. 은평이 그 씨앗이 되어 주변과 잘 연계해서 전국 네트워크망을 형성하는 게 목표다"며 "우리 공동체는 전환과 자립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호협동과 지속가능성, 다양성과 순환성을 담보해 가야 한다. 원불교에서 말하는 은혜 세상이 바로 이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요즘 활동가들과 함께 영어 〈정전〉을 공부하며 대종사의 뜻을 알리고 있다. 활동가들이 경전에 생명의 가치를 이렇게 명확하게 제시한 종교는 보지 못했다며 재밌어 한다. 생태계의 위기는 에너지와 먹거리의 전환이 아니면 회복이 어렵다. 은평이 전환마을의 좋은 모델이 되어 전국에 100개의 전환마을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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