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결정, 생존과 직결
집단지성 발휘되는 여건조성
재가 전문가 참여 제도 마련
각종 교육참가 비용 투자

▲ 봉명근 교도
필자는 지난 10월30일의 기고문에서 교정원 서울 이전이 성공하기 위해서 네 가지 과제, 즉 교무들의 전문성 강화와 사기진작, 교정원 의사결정의 품질과 속도 제고가 필요하다고 기술했다.

오늘은 그 세 번째 과제인 교정원 의사결정의 품질제고에 관해 몇 가지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 먼저 의사결정의 품질이란 교정원의 각 부서와 수위단회 등 교단 각 기관이 내리는 각종 의사결정이 그 목적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내려지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 경영에 비유한다면 CEO와 모든 임직원들의 모든 의사결정이 내·외부 고객만족, 경쟁우위 구축, 지속가능 성장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내려질 때 품질이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교단의 각종 의사결정의 품질을 제고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과제를 정리하고자 한다.

첫째,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주체들의 전문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한편으로 교정원의 잦은 인사교체를 지양해야 한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내리는 각 종 의사결정에서 아마추어 수준을 면치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1~2년 단위의 인사이동이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교정팀의 3년 단위 교체도 오십보백보라고 생각한다.

다른 한편으로 교단의 각종 의사결정에 재가교도 중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하며 이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예를 들어 인재데이터베이스 구축, 재가전문가의 참여와 보상에 관한 제도 마련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의사결정 과정에서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대화와 토론이 일어나서 집단지성이 발현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한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모든 교무들이 민주적 토론과 대화를 위한 구체적 방법과 절차를 학습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휴먼웨어 측면에서는 교단 내에 참여식 회의 운영 전문가, 즉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를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우선 교정원의 각 부서장과 차장, 교구 사무국장 등을 교육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원불교학과의 정규과목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총부와 각 교구에 참여식 토론을 가능케 하는 형태의 회의실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이 앞다투어 만들고 있는 회의공간을 방문해보길 바란다.

셋째, 문제해결과 의사소통, 집단의사결정과 갈등관리 등의 방법론을 삼성전자와 같은 초우량 기업으로부터 배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장에서 매 순간순간 경쟁업체들과 치열한 전투를 벌여야 하는 기업들은 의사결정의 품질이 그들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신입사원부터 사장급 임원들에 이르기까지 문제해결과 의사결정능력을 기르기 위해 어마어마한 비용과 시간을 쏟고 있다.

교정원의 서울시대가 성공하려면 이들이 어떻게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인프라를 구축하는지 꼼꼼히 배우고 하루 빨리 교단의 모든 의사결정과정에 도입해야 할 것이다.

원불교학과 재학 중에는 초우량 기업에서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전공필수과목으로 이수케 하고 이미 교화 현장에 있는 교무에게는 기업교육 전문기관이 제공하는 프로그램, 예를 들어 전략수립방법, 변화관리, 문제해결과 의사결정, CRM(고객관계관리), 비즈니스 모델 혁신 등의 교육에 참가할 수 있는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한다.

<대치교당, 전북대 경영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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