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래는 한 마디도 설한 바가 없나니라
〈금강경〉 핵심, 무아 되는 것
반야 얻어도 집착이 없어
고로 부처는 잔상 남지 않아

如法受持分
爾時에 須菩提- 白佛言하사대 世尊이시여 當何名此經이며 我等이 云何奉持하리이꼬

이 때에 수보리 부처님께 사뢰어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마땅히 이 경을 무엇이라 이름하오며, 우리들이 어떻게 받들어 가지오리까?
13장 여법수지분(如法受持分)은 "이와 같은 법으로 받아 지녀라"는 뜻이다.

佛이 告須菩提하사대 是經은 名爲金剛般若波羅蜜이니 以是名字로 汝當奉持하라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시되, 이 경은 이름이 금강반야바라밀이니 이 이름으로써 너희는 마땅히 받들어 가질지니라.

처음 〈금강경〉을 벼락경이라고 했다. 벼락을 '자신'에게 쳐서 나를 없애버리는(無我) 것이다.
우리 교단의 수행 강령은 '삼학'이다. 대종사는 삼학을 구체적 수행 방법으로 정기훈련 11개 과목을 만들었다. 삼학수행을 잘하면 무시선 무처선으로 나타난다.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가면 무아(無我)가 된다. 모든 성현의 삶은 무아로 귀결이 된다.

所以者何오 須菩提야 佛說般若波羅蜜이 卽非般若波羅蜜일새 是名般若波羅蜜이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고? 수보리야! 부처가 설한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智慧到彼岸)이 곧 반야바라밀이 아닐새 이 이름이 반야바라밀이니라.

이 구절은 반야의 지혜를 깨달았을 경우 저 언덕을 건넜다는 표현을 한다. 하지만 반야의 지혜를 얻은 부처는 얻었다는 것에 집착도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如來有所說法不아 須菩提- 白佛言하사대 世尊이시여 如來- 無所說이니이다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냐? 여래가 법을 설한 바가 있느냐? 수보리 부처님께 사뢰어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설하신 바가 없나이다.

지금 부처님이 법을 설하고 있는데 없다고 하는 것은, 성현의 마음은 명경 같기 때문에 경계가 지나가면 잔상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중생들은 찌꺼기가 남아 있고 고여 있어 나중에 썩게 된다. 그것이 업이다.
심신작용을 통해 남아 있는 것들이 업이 되어 오랜 세월을 끌고 가는 간다.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三千大千世界所有微塵이 是爲多不아 須菩提言하사대 甚多니이다 世尊이시여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냐? 삼천 대천 세계에 있는 티끌(微塵)이 많다고 하겠느냐? 수보리 말씀하되, 심히 많나이다. 세존이시여!

須菩提야 諸微塵은 如來說非微塵일새 是名微塵이며 如來說世界도 非世界일새 是名世界니라
수보리야! 모든 티끌은 여래가 티끌이 아니라고 말할새 이것을 티끌이라 이름하며, 여래의 말한 세계도 또한 세계가 아닐새 이것을 세계라고 이름하나니라.

정념(正念)·사념(邪念), 보리(菩提)·번뇌(煩惱) 등은 항상 기멸(起滅)한다.
한사람의 생각도 셀 수 없이 많은데 삼천대천세계의 유정물들이 내는 티끌(微塵) 같은 생각들이 참으로 많을 것이다. 부처님도 순간순간에 지나가는 티끌 같은 생각이 나지만 잔영(殘影)이 남지 않고 일념이 일어나면 한 세계가 건립되는 것이다.

須菩提야 於意云何오 可以三十二相으로 見如來不아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냐? 가히 삼십이상으로써 여래를 보겠느냐?

금강경에서 같은 문구를 반복하는 이유는 강조를 하기 위한 방편이다.

不也니이다 世尊이시여 不可以三十二相으로 得見如來니 何以故오 如來說三十二相이 卽是非相일새 是名三十二相이니이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가히 삼십이상으로는 여래를 볼 수 없나이다. 어찌한 연고인가 하오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삼십이상이 곧 상이 아닐새 이것을 삼십이상이라고 이름 하나이다.

여기에서 비상(非相)은 모습의 32상으로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시명(是名) 32상은 법신의 상을 말한다. 육신의 몸도 중요하지만 법신의 상(相)은 더 중요하다.
32상은 5근(五根, 안이비설신)과 6경(六境, 색성향미촉법)을 곱한 것에 무주(無住)·무상(無相)을 더하여 된 것이다.

대종사께서는 '일원상 법어'에 진리의 깨달음으로 큰 원을, 실천하는 모습으로 작은 원상 여섯 개를 표현했다.
또한 정신의 의식주와 육신의 의식주 합하여 육대강령이라고 하셨다. 정신이 주가 되고 육신이 종이 되어야 파란고해에서 벗어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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