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서울, 희망으로 새해 열겠다"

3년 교화구조개선·청소년교화 결실
정확한 자료분석 바탕한 전략 있어야
교당 수행문화, 법회의 다양화, 사회적 역할 필요

▲ 황도국 서울교구장은 원불교가 환경과 평화·통일 분야에서 종교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불교 서울시대를 꿈꾸는 교단 안팎의 바람이 거세다. 한 세기 동안 신앙을 빚고 법륜을 굴려 옥토를 만들었다면, 이제는 수도 서울에서 교화꽃을 피워야 한다는 기대다. 세계적인 메트로폴리스이자 수도권까지 대한민국 인구 절반이 살아가는 서울이야말로 세계교화의 날개를 펼칠 교두보라는 것이다.

서울 역시 100주년을 환영하고 있는 이 때, 황도국 서울교구장은 교단 2세기 첫 페이지를 어떻게 펼쳤을까. 변화의 동남풍으로 새로운 교화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그에게 서울시대의 희망이야기를 청했다.


도시교화의 전기 마련한 교화구조개선

"'서울시대'는 새로운 말이 아닙니다. 대종사께서 익산 총부를 건설하기 전에 서울에 오셔서 인연을 규합하고 일생동안 수없이 내왕하셨던 뜻을 새겨보면, 우리의 교법과 주세교단의 비전을 확인하고 증명할 곳이 바로 서울이며, 대한민국에서 원불교가 가장 필요한 곳이 서울이라 볼 수 있어요. 그런 면에서 올해 상암에서의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는 정신개벽과 교화대불공의 획기적인 분수령이자 전환의 신호탄이 될 것입니다."

원기101년 서울교구의 가장 큰 계획 역시 기념대회에 전력으로 합심한다는 것. 또한 올해는 원불교100년기념관 건축, 강남교당과 육군사관학교 화랑대교당 봉불 등을 앞두고 있으며, 결실을 맺고 있는 교화구조개선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교화구조개선은 지난 3년간 서울교구의 가장 큰 성과로 손꼽힌다. 서초교당과 거마교당이 현재의 강남교당으로 이동하기로 했고, 불광교당과 구산교당, 중화교당과 공릉교당이 통합을 결의했다. 최근에는 남서울·반포·방배교당이 교구청교당으로 통합할 추진위원회 구성을 마치기도 했다.

"교화구조개선은 오래전부터 필요와 공감이 있어온 분야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았기에, 교구사무국은 확실한 비전과 전략을 세워 접근해 왔어요. 교구가 직접 부딪혀 노력하자는 생각으로 수차례 협의와 설득, 더러는 진통도 겪고 있습니다."

여전히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구조개선이지만, 도시 교화에서만큼은 결단과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그다.

"도시에서는 적정 규모가 아니면 젊은 사람들을 교화하기 쉽지 않아요. 사람 많은 곳에 더 모이는 특성에 맞춰 자녀들까지 함께 올 수 있는 교당을 만드는 한편, 대형교당과 중·소형교당을 적절히 배치해 도시교화의 전기를 마련하자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건물 지을 것이 아니라 교화에 투자해야

변화는 청소년교화에서도 있었다. 소규모 청년회를 지원하는 합동법회로 지난해 5개 교당 청년회가 (재)창립된 성과를 낸 것이다. 서울교구는 올해 이 고삐를 더욱 거세게 쥘 계획이다.

"그동안 청소년·청년교화가 교화계획 중 한 조목에 들어가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큰 타이틀로 잡고 주력하려고 합니다. 연합교화, 재가교역자 양성, 교화 지원 및 연계구축, 새 모델 창출 등을 위해 기본예산 말고도 5천만원 정도 기금을 조성, 점진적으로 예산을 늘려가기로 했습니다."

전략만큼이나 중요한 예산 배치와 확보, 총무부장과 교화부원장 등을 거치는 동안 그는 이 상관관계를 몸소 겪어왔다. 그동안 재가출가 교도들에게 수차례 강조한 예도 같은 맥락에서다. 3억을 대출받아 건물을 지을 것이 아니라, 그 돈을 교화에 직접 투자하자는 것이다. 1명당 3백만원을 들여 100명의 교도를 만들면, 빌렸던 3억은 물론 그보다도 훨씬 더 큰 가치가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그의 생각은 아이디어에만 그치지 않는다. 희미해져가는 교당수행문화를 되찾기 위해 항단모임에서부터 합의를 이뤄가고 있으며, 법회 다양화도 공감을 얻고 있다. 천도법회나 기도법회, 요가법회 등 특정 테마의 법회들을 몇몇 교당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해 보겠다는 의지다.

"청소년 전담교당도 구상중 입니다. 군종교구처럼 청소년만 전담하는 젊은 교무들이 유연하게 움직이는 거죠. 젊은이들이 종교에 관심이 없는 것 같지만,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면 시간과 돈을 들여서라도 찾아갑니다. 고객 취향에 맞춰 감동을 줄 수 있어야 제대로 된 법장사겠지요."

노력했는데도 안된다는 건 방향 잘못

이런 의지와 실제의 간극을 그는 현실 파악과 자료 분석으로 채워왔다. 세밀한 전략을 수립해 실행하는 한편, 마지막에는 투명하고 철저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경험에 기반했었지만, 이제는 정확한 근거로 결과의 예측이 가능한 시대입니다. 교화도 마찬가지로 현실에 바탕한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어떻게'라는 전략 없이 구호만 외치는 교화는 안한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봐요."

힘을 싣는 '전략'의 무게, 그는 교단이 놓치고 있을지 모르는 교화 부진의 큰 원인을 짚어낸다. 교무들이 밤낮없이 열심인데도 교화성장이 없다는 건, 노력의 방향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대부분 교무들이 만나는 상대는 그 자리가 없어도 교당 나올 사람입니다. 교화를 하려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말이에요. 그런 면에서 교역자들이 안팎으로 적극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교화자의 자세나 역량에 대한 그의 관심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원기80년대 총무부장 시절 전무출신 재교육을 이끈 것도 그였다. 한 명을 출가시키기 위해 그토록 많은 공을 들이면서, 교무가 된 뒤에는 수십 년동안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아쉬움에서다.

"주세교단이란 말은 원불교 교법과 교역자의 정신이 시대정신을 이끌어가는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내적인 정진과 적공은 물론 외적으로도 그만한 지적역량이 필요해요. 때문에 지금도 교당들에서 연 1~2회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통일기도, 자살예방 사회적 역할 할 것

전략을 향한 곧은 추진력과 끝없는 자기 계발로 보낸 서울교구 3년동안 재가출가 교도들도 더욱 교구를 신뢰하고 합력했다. 사회적 문제들과 직결된 활동도 많아, 교법의 사회화를 펼치는 서로에게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서울교구는 올해 생명과 환경, 평화와 통일 분야에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치기로 했어요. 모든 교당이 작은 태양광 발전기라도 달아 햇빛교당에 합력하고, 통일기도와 통일주간, 통일지원기금을 마련하려 합니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인 자살 퇴치 운동에 큰 뜻을 두고 준비 중입니다."

교무를 제대로 하려면 삭발해야 하는 줄 알고 총부갔던 김제 용신 소년, 이리 시내를 자전거로 신나게 달렸던 물품구매원 간사, 몇 개월이지만 잠 안자도 배가 불렀던 서울교당 청년교화, 대산종사 옆에서 거룩한 법문을 대신 전하던 시자. 늘 정진하고 적공했던 그는 서울교구장의 자리에서도 한결같이 교화가 우선이요 교도가 먼저다. 신년, 걸음이 빨라지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덕담을 청했다.

"원기101년 빨간 원숭이해에서 원숭이는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활동하는 동물입니다. 빨간색은 생성과 창조,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보호와 치유의 의미가 있다고 해요. 올해 〈원불교신문〉 독자들도 빨간 원숭이처럼 창의와 열정으로 활동하면서도 모든 재액에서 초탈해 새롭게 부활하는 한 해가 되길 염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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