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성 높이는 교화방안
열린 마음으로 표용해야

▲ 박종훈 교도 / 원음방송PD
"6000원 짜리 밥을 여러 번 사는 대신 분위기 좋은 음식점에서 크게 한 번 사라! 그래야 폼도 나고 경제적으로도 이익이다." 유명학자의 조언이 아닌 필자의 처형, 그녀의 수다 중 한 표현이다. 그녀의 말처럼 요즘 시대는 적은 비용으로 여러 번 내는 것보다 시쳇말로 '티 나게 크게 한 턱 쏘는 행위'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전달하는 데 최대의 효과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종교가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 교화도 마찬가지란 얘기다. 물론 모든 교화방식이 그래서는 안 되지만 때로는 교단에서도 '티 나게 크게 한 번 쏘는' 기획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필자는 원기83년(1998) 원음방송 개국시절부터 교단의 행사를 기획하고 실천하는 스텝으로서 역할을 해왔다. 물론 객관적인 입장에 선 언론인으로서 각종 행사에 참관하거나 혹은 모니터링 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가 원기99년 봄부터 원기100년 4월까지 원불교100주년기념대회 봉행위가 출범식을 하기 전까지 약 1년여 동안 WBS TV 양용원 교무와 원100성업회 직원들과 함께 기념대회의 큰 그림을 기획하기도 했다. 덕분에 당시 제안됐던 원불교의 굵직한 사업부터 일회성 이벤트까지 다양한 기획안들을 열람해 볼 수 있었다. 나는 그 계기로 민족종교이면서도 세계종교로의 지향을 꿈꾸는 원불교가 미래에 이루고자 한 꿈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굉장히 세련되고 스케일이 큰 종교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당시의 그 감탄은 현재의 아쉬움으로 이어지고 만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할 '실'이 있어야 하고 촘촘한 재질의 그물도 그물의 코를 꿰는 '벼리'가 없으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법이다. 교단은 아직 꿰어지지 않은 좋은 재료들이 무진무궁하게 산재돼 있다. 그 좋은 재료들을 어떤 통일된 의도와 추진력으로 실천해 내야 할지, 어떻게 꿰매고 엮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원기101년이 열린 지금에 와서도 그 답을 찾지 못하고 있음은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그 안타까움은 조직별, 재가출가 교도별, 교구별, 단체별 등 각 집단의 이익을 위한 구색 맞추기 식의 '별별 기획'들로 조각조각 나뉘면 어쩌나! 하는 염려까지 생겨나게 했다.

지난 100년 교단은 중앙총부가 있는 익산성지를 중심으로 교화와 교단체제를 정비해 왔다. 이제는 그 교세를 발판삼아 세계로 뻗어나가는 종교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새로운 성지의 터를 구축해야 한다. 그것이 2000만이 넘는 잠재교도들과 함께할 서울시대를 맞이하는 일이다.

그 스케일에 어울리는 방식, 효율성을 높이는 교화방안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미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웃종교들의 교화방식을 따라하자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에게는 없을지도 모르는 신종교의 열린 사상을 개발하고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종교 간 서로 화합하고 공존하자는 UR사상에서부터, 정신을 다스리고 세상의 이치를 연구하여 끝내 실천으로까지 이끌어내는 지극한 활불의 교리 또한 충분히 대중성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다만, 우리에게는 집중이 필요할 뿐이다. 모 광고카피처럼 '집중에 집중을 더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원불교 서울시대를 준비하는 지금 6000원짜리 밥 여러 번 대접하는 대신 그 돈 잘 모으고 불려서 '티 나는 음식으로 크게 한 번 쏘는 자리'를 마련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일단 비싼 공짜음식에 혹하는 손님들도 있을 것이고, 음식보다는 잘 대접하고 싶어 하는 주인의 마음이 향기로워 찾아오는 손님들까지 아무래도 더 많은 손님들을 모실 수 있을 거 같아서다.

원불교의 장점은 누가 되었든, 어떤 사상이 되었든 항상 '열린 마음'으로 오롯하게 수용하고 배려하며 상생해 가고자 하는 자세가 내포돼 있다. 이 '열어놓는 행위'는 우리 교단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실천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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