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공부

▲ 나성제 교무 / 우인훈련원
옛 부처님이 나시기 전에 응연(凝然)히 한 상이 둥글었다 하였다. 종교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진리는 그대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 진리를 깨달아서 그 진리의 모습으로 살고 가르쳐 주신 분을 성인(聖人)이라 한다. 성인이라 하더라도 가르치는데 혼자서는 할 수 없다. 당연히 필요에 의해서 함께할 사람들을 만나고 조직이 형성된다. 그 조직과 단체를 이끌어 가는데 많은 인원들이 필요하고 그 공동체를 운영해가야 할 울타리가 있어야 한다. 때문에 재주나 지식이나 물질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 그 조직을 통하여 사람들에게 진리를 가르치고 진리행을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조직을 만들고 운영해 가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닌 것이다. 인류와 만생령에게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수 있도록 인도하기 위함이 성인들이 공동체를 만드신 목적이다.

재래 종교들은 '종교적 진리의 신앙'을 강조하다 보니 신(神)의 노예로 전락될 수밖에 없었다. 종교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달을 가르키는데 참달은 보지 못하고 가리키는 손가락에 집착하는 격이다. 사람의 의식으로 만들어낸 진리의 세계에 갇혀서는 절대로 참 자유를 얻을수 없다. 그래서 대종사님은 '진리적 종교의 신앙'을 말씀하셨다. 과거와 완전히 다른 천지개벽의 법이다.

인간이 참된 진리의 세계로 가는 길에 종교의 가르침을 받아야 가능하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인류의 공동체가 평등 평화의 길을 가는데 종교의 역할이 없이는 실현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종교는 진리의 세계에 들어 가는데 수단이지 그 자체가 진리는 아닌 것이다.

이러한 가르침이나 본의를 잊어버리고 법과 제도속에 살면서 중생심으로 인해 염불보단 잿밥에 관심을 가지거나 우리가 나아 갈길이 불분명하다면 그것은 크나큰 죄악을 낳을 수밖에 없고 세상에 환영받는 단체가 되지 못하고 말 것이다. 지금은 형식보단 실질시대이기 때문에 참된 사람들이 많이 모여살면 그 자체가 힘이 되고 세상를 밝혀갈 수 있다.

그러나 구성원들이 의롭지 못한 단체보다는 한사람의 바른 행이 훨씬 큰 파동을 일으킬수 있다.

왜냐하면 지극히 바르고 모든 것을 살려내는 것이 진리이기 때문에 그것과 부합된 사람이나 단체에 무위이화 자동적으로 힘이 실어지는 것이다. 영원한 세월을 통해 떳떳하게 혼자라도 외길로 갈수 있는 진리의 목표점이 결정되었다면 된 것이다. 거기다가 하나의 공통점을 놓고 같이 갈수 있는 법연들이 있고 그 공동체에 몸을 실었으면 그보다 더 나은 삶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대종사는 설혹 둔하고 무식한 사람이라도 혈심가진 참사람을 더욱 사랑하고 아끼셨을 것이다. 오직 천심을 여의지 않고 있는 자리에서 열과 성을 다하고 처처불을 신앙하고 불공하며 사는 사람이 도처에 많아야 한다.

민중들속에 스며들어 스승의 본의만 가지고 살아 간다면 이 회상이 굳이 드러 내려 안해도 세상을 밝히고 이끌어 갈수 있는 알뜰한 주인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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