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경환 원장/원광대치과대학병원
일본은 20년간, 대한민국은 몇 년째 불황에 빠졌다고 한다.
그런데 매년 3~5%의 성장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왜 불황이라고 하는 걸까? 불황의 원인과 대안을 찾아 봐도 해결의 실마리는 되지 못했다.

우리 치과대학병원은 올해도 불황, 내일도 불황이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불황을 타개할 한 가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중이다. 그것은 "내가 해봐서 아는데", "교과서에 따르면"이라는 습관에서 빚어진 과오로, 새로운 아이디어나 창조적인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려는 의지나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

보통 사람들은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며 기존의 생각과 습관을 이야기하는 순간, 다른 사람들의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기존의 습관에 물들어 버리면 혁신이나 개벽은 없어진다. 이는 물질개벽은 이뤘으나 정신개벽은 이루지 못한 탓이다.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마틴 바이오닉스라는 업체가 있다. 이 업체는 세계적인 의료기기 업체로 소강판이나 드릴 종류의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곳이다. 매년 불황을 겪고 있어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야 하는 이곳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제품 구상이 중요한 과제였다. 그 해결의 실마리를 신입사원의 95%를 인턴으로 채용하는 방법으로 찾았다.

왜 그랬을까? 이 업체도 최근 기존 업체처럼 능력 있고 유능한 전문가를 뽑은 적이 있다. 각 분야의 이름난 전문가를 직원으로 채용했기에 뛰어난 실적이 있으리라 생각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왜냐하면 그들은 개발과정에서 어려움이 닥쳤을 때 기존 해결방식을 고수했고 그 방식에 시간과 돈을 많이 들이면 해결될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그것은 안 돼. 반드시 이것이어야만 해"라는 고집이 마틴 바이오닉스를 망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마틴은 결국 각 대학을 다니며 학생들과 인턴십 형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수많은 획기적인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 사회생활 초보자들의 깜짝 놀랄만한 아이디어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예이다.

칭기즈칸이 세계 정복의 꿈을 꾸고 세계의 문화를 이끌어갈 수 있었던 것은 경험이 아니라 9명의 끊임없는 원탁회의를 통해 이룩됐음을 우리가 다시 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우리의 가치와 비전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무엇을 선택하고 집중할 것인지 좀 더 명쾌하게 들여다보고 하얀 도화지에 새로운 변화를 써가야 한다.

애플의 자유로우면서도 융합적인 사고가 스마트폰의 혁신을 불러와 단순함 속에서 혁신적 기능을 담게 된 데에서도 답을 찾을 수 있다.

나의 경험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아집과 고집, 그리고 무능이 우리의 사회를 덮치고 있지는 않는가. 세계 곳곳이 불황이라고 한다. 대한민국도 불황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불황을 모르는 열정과 아이디어, 혁신은 지칠 줄 모르는 정신개벽에서부터 이뤄진다고 본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교과서에 따르면"이라는 말과 행동을 개선해 나간다면 불황은 자연 물러날 것으로 예상한다. 물질은 점점 발전하고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에 발맞춰 가지 못하는 우리의 생각과 가치가 불균형과 불황을 불러오는 게 아닐까.

칭기즈칸 국제 경영전략을 잠시 소개하고자 한다. 칭기즈칸의 기마군단이 보유한 기동성의 비결은 유목사회가 가진 조직의 단순성과 전원 기병이라는 군단편성의 간편성에서 찾을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 간편해지기 위해서는 자신감과 지적인 자기 확신이 있어야 한다. 자신감이 없는 부장은 무엇이든 복잡하게 만들려고 하고, 자신감 있는 부장은 서류뭉치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는 간편한 것은 단순한 것이란 오해에서 비롯된다. 사실은 그 반대가 맞다. 명석하고 강력한 사람이 가장 단순한 사람이다.

불황을 타개하는 방법에 심플함에 있다. 가신의 오만과 아집을 깨기 위해서는 'simple, clean, innovation'을 핵심 가치로 삼아야 한다. 칼은 갈지 않으면 녹이 슬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뒤쳐지게 된다. 성공하는 자는 앞을 보지만, 패배하는 자는 뒤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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