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광덕 교무 / 통영교당
흔히들 인사를 만사라고 한다. 교단의 모든 일들이 사람을 통해서 목적한 바를 이루어내기 때문에 교단 경영에 있어 인사는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훌륭한 인적자원이 조직의 성과를 높인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즉 인사관리를 효과적으로 하는 조직은 성장 발전하고 그렇지 못한 조직은 퇴보한다고 한다. 그렇게 중요한 것이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교단의 인사관리가 적절하게 되고 있는지는 의문이 있다.

물론 어떤 조직도 인사 문제의 잡음으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인사가 모든 사람들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인사와 관련해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듣게 되는 단어들이 코드인사, 나 홀로 인사, 감정인사, 측근인사 등의 말로 불만을 표하는 것을 보면서 인사 문제는 항상 시비와 서운함이 많은 것 중에 하나가 아닌가 생각을 한다.

조직에서 인사권은 경영자의 권한이며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대개의 경영자는 인사와 재정으로 조직을 장악하고 경영목표를 달성하려고 한다. 인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칙과 기준이다. 인사 문제에 대한 불평과 불만은 대부분 원칙과 기준이 분명하지 않다는 데서 출발한다. 인사를 하는데 객관적인 지표보다는 고위층이나 인사위원의 의향이 인사에 반영되는 비율이 많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방법이 없다는 것이 인사에 대한 가장 큰 불만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사의 원칙과 기준으로서 꼭 지켜야 할 것은 '공명정대'와 '적재적소'라고 할 수 있다. 인사권자가 공평하고 사심 없이 인사 문제를 처리하고 적절한 재능과 역량을 가진 사람에게 적합한 일을 맡긴다면 인사에 대한 불평, 불만은 많이 사라질 것이다.

공명정대하고 적재적소에 맞게 인사가 이뤄지려면 조직 내의 인적자원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수적이다. 그러자면 타당성과 신뢰성을 갖춘 인사자료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타당성이란 자리와 역량이 일치하는 정도를 뜻하며, 신뢰성은 인사자료의 정확성을 말하는 것이다. 누가 보든지 그 인사는 '아주 잘됐어' 그러면 타당성이요 정확한 평가로 지자(智者)를 찾아내는 것이 신뢰성이다. 인사자료가 타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때 그 자료를 통해 관리를 받는 사람들은 인사의 결과를 불평 없이 수용하게 될 것이다.

인사권자가 가장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은 인재를 발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원근친소와 감정에 끌린 인사를 않겠다는 의지라고 할 수 있다. 인재의 발탁은 인사권자가 가장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이다.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이 교단을 성장 발전시키는 데 가장 빠른 길이며 지자본위를 실천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인재 발굴 장치 마련과 같은 비중으로 인사권자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정실인사 배격의 원칙이다. 역량과 실적에 의한 평가가 적정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개인적 친분이나 감정에 따른 정실인사는 참으로 조심해야 할 사항이다.

정실인사는 결국 조직에 폐해를 끼칠 뿐 아니라 조직의 사기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당사자에게도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지는 못할 것이다.

앞서가는 조직들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공정한 인사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인사관리를 최고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인사는 만사를 이루기도 하지만 잘못되면 만사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퇴임하는 교무의 숫자와 휴무 휴양을 원하는 교무의 숫자는 늘고 신규로 들어오는 교무의 숫자가 줄어들어 요청하는 곳에 인사배치를 못한다면 걱정이고, 그 자리에 안 맞는 줄 알면서 그 자리에 놓을 수밖에 없는 인사를 한다면 아쉬운 일이고, 인사권 밖에 있는 사람이 있어서 공평성 시비를 듣는다면 인사의 어려움이다.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교무들을 누군가 그 세정을 알아주고 격려해 주며 어떤 면으로든지 보상이 이루어지면 좋으련만, 주변에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고 '내가 무엇 때문에 이런 곳에서 이런 대우를 받고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면 열정적인 근무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인사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하여 인재수급을 적절하게 하지 못하고 조직의 사기진작을 시키지 못한다면 지자본위를 실천하지 않음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