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과 인재양성으로 사회 관계망 강화

▲ 윤명은 교도 / 영등포교당
원기101년, 원불교 새로운 100년이 이미 밝았다. 원불교가 지난 100년 동안 걸어온 길을 평가하고 성찰하면서 새로운 100년을 맞이해 교단 안팎으로 개선과 혁신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변화와 전환, 즉 '개벽'의 시대로 들어섰다.

결복 100년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재가출가 교도들의 노력과 활동은 국내는 물론 국제 사회에 주목받고 있어 사회적 위상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는 종교성을 기반으로 한 원불교의 대사회적 역할과 시대적 사명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오늘날 자본 중심 사회로 끊임없이 치닫는 한국사회는 '병든 사회'이다. 물질 중심의 '병든 사회'가 낳은 수많은 갈등과 분쟁, 폐해가 미치는 범위는 너무나 넓고 깊다. 상식과 양심은 땅바닥에 뒹굴고, 역사의 진실과 정의는 외면당한 채 거듭 되는 민주주의의 위기 속에서 대중들은 상실과 고통으로 신음하면서 암담한 퇴행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불통과 억압이 다시 난무하는 사회, 원불교의 키워드 '개벽'은 우리 사회가 요청하는 시대 과제이다.

전환의 시대에 새로운 질서와 변화를 실현하려는 힘은 기존의 질서와 기득권을 지키려는 힘과 무엇보다 강하게 부딪히게 마련이다. 불가피한 충돌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질서와 변화를 실현하려는 '개벽' 정신이 교단이 나아갈 방향이자 책무일 것이다.

원불교 시민사회가 이러한 시대 과제를 실현해 나가려면, 가장 먼저 '시민을 지지기반'으로 삼아 '지도력'과 '대표성'을 갖출 수 있는 조직력과 인재양성에 주력해야 한다. 또한 그 조직과 사람은 '원불교 사상과 교리, 종교성'을 바탕으로 하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해 시민사회와 관계망을 넓혀가면서 시민사회 지도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이는 출가나 소수 엘리트 중심으로 이뤄진 기존의 형태에서 벗어나 재가출가의 범주를 구별하지 않고 이뤄져야 한다.

원불교 시민사회는 더 이상 시민의 참여가 없는 원불교인 중심의 활동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 동안 원불교 '종교성'에 더 많은 방점을 두고 주로 대사회 활동이 이뤄져 왔다면, 이제는 '원불교의 사상과 교리'를 바탕으로 시민사회의 이해와 요구를 담아내는 대사회 활동에 더 큰 방점을 두고 시민대중과 접촉면을 넓혀 가야 한다.

시민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여러 형태로 영입하고 연계해 제한성 있는 활동 역량을 배가하고 조직 기반을 튼튼히 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원불교 시민사회 안에서 자생력을 갖고 성장하는 조직과 활동가가 손에 꼽을 정도인 취약한 상황을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사람농사를 잘 지어야 한다.

다음으로 전체 시민사회와의 접점과 관계망을 확대하고 연대를 강화해 나갈 '지도력'과 '대표성'을 지닌 조직의 구성과 운영이 이뤄져야 한다. 전체 시민사회와의 소통과 연대를 일부 인물이나 조직이 전담하는 형태는 바뀌어야 한다.

단순한 종교 연대와 개별 연대의 수준을 뛰어넘어 사회 이슈와 과제에 천착해 이를 풀어나갈 활동 조직이 필요하다. 원불교 시민사회의 '질'을 담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하고, 시민사회 관계망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불교 시민사회는 이제 사회 이슈와 과제에 적극 참여해 사회적 신뢰성을 더욱 높이고, 시민들과 함께하는 영역으로 활동의 폭을 넓혀 대중의 지지와 호응을 받으면서 '개벽'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멀지 않은 시점에 원불교 시민사회를 아울러 활동할 연대체가 만들어지고, 이를 도맡아 이끌어갈 전담자를 교단에서 임명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각각의 영역에서 전문성과 지도력을 지닌 사람과 조직이 모여 원불교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전체 시민사회에 널리 알리고, 사회 개혁과 전환의 과제에 적극 참여하면서 다양한 연대와 실천 활동을 펼쳐 '개벽'의 시대를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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